내일은 575돌 한글날이다. 세종은 1443년(세종 25년) 12월에 훈민정음을 창제하였고, 훈민정음으로 여러 문헌을 만들어 냄으로써, 새로 만든 문자가 우리 말소리를 잘 살려 쓸 수 있는지를 실험하였다. 3년을 거쳐, 훈민정음의 문자로서 지위를 공고히 한 세종은 1446년(세종 28년) 9월 상순경에 백성들이 널리 이롭게 사용하도록 반포하였다. 지금의 10월 9일 한글날은 '세종실록'과 '훈민정음' 원본의 역사적 기록에 근거하여 훈민정음을 세상에 알린 날인 음력 9월 상순경을 요즘의 날로 헤아렸으며, 주시경 선생과 조선어학회가 일제 강점기에서도 지켜낸 긴긴 역사이다.
우리 민족의 정신을 지킨 문자로서의 가치를 높이 하며, 우리나라는 광복과 함께 전국적으로 한글날을 기념하게 되었고 1970년에는 관공서의 공식 공휴일로 지정하였다. 그러나 빨간 날이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1990년에 단순한 기념일로 공휴일에서 제외하였다. 우리의 말과 글을 지탱해 오고, 역사적인 문헌에도 기록되어 있는 한글의 창제일을 여러 기록을 추정하여 제정한 '개천절'보다도 소홀히 다룰 수 있을까 하는 반성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다행히 한글 단체와 기관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국경일에 관한 법률'과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이 정비되었고, 그 결과 한글날은 2005년엔 국경일로 2012년엔 공휴일로 재지정이 되어, 2013년부터는 빨간 날을 기념하게 되었다. 575번째 한글날을 살아가는 국민이라면, 빨간 날로 '재지정'된 배경이 단순히 휴일이 추가되고 제외되고의 의미가 아닌, 국경일과 공휴일로서 한글날의 의미를 공감토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