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이정미 결선투표로... 정의당 경선 재밌어졌다

입력
2021.10.0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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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1위 올랐지만 득표율 과반 미달
이정미 "정의당 변화하라는 명령" 고무

진보정당 정의당의 20대 대선후보 경선에 ‘역동성’이 더해지게 됐다. 6일 발표된 경선 투표 결과,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심상정 의원과 이정미 전 대표가 맞붙는 ‘결선 매치’가 성사된 것이다.

정의당이 1~6일 진행한 온라인ㆍ자동응답서비스(ARS) 및 우편 투표를 합산해 보니 총 투표자 1만1,828명 중 심 의원이 5,433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득표율(46.42%)이 과반에 못 미쳤다. 이 전 대표(4,436표ㆍ37.90%), 김윤기 전 부대표(1,448표ㆍ12.37%), 황순식 경기도당위원장(386표ㆍ3.30%)이 뒤를 이었다.

경선 결과는 “이 전 대표의 선방”으로 요약된다. 8.52%포인트 차이로 심 의원의 본선 직행을 저지한 게 최대 성과다. 노회찬 전 대표가 숨진 후 심 의원은 정의당의 대표 상징이었다. 지난 대선에서도 6.17%(201만7,458표)를 얻어 진보정당 사상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고, 현재 정의당 유일의 지역구 의원이기도 하다.

100% 당원투표로 진행된 경선룰이 이 전 대표가 선방한 요인으로 꼽힌다. 그가 당내 최대 계파인 ‘인천연합’ 출신이라 조직적 지지가 컸을 것으로 분석된다. 정의당 세대교체를 대변하는 류호정 의원도 이 전 대표를 공개 지지하며 힘을 보탰다. 이 전 대표는 “새로운 대선주자가 당에 등장하길 바랐던 것이 충분히 확인됐다”면서 경선 결과를 ‘변화의 명령’으로 해석했다.

심 의원은 1위는 지켰어도 아쉬운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당원들이 2차 경선에서 당당히 정의당의 본선 승리를 이끌 후보를 선택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후보 확정에는 실패했지만, 캠프는 심 의원의 본선 경쟁력이 월등한 만큼 결선에서 낙승을 자신하고 있다.

당 입장에서는 결선 투표 성사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될 호기를 맞은 눈치다. 한 관계자는 “‘정의당이 꿈틀거리고 있구나’를 보여줘야 대선 국면에서 유권자들이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심상정ㆍ이정미 두 후보의 결선 대결은 ‘화천대유’와 ‘고발 사주’로 얼룩진 기득권만의 리그를 평범한 시민들의 삶 속에서 펼쳐지는 대선판으로 바꿔 놓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의당은 7~12일 결선 투표를 거쳐 12일 대선 후보를 확정한다. 당은 추가 후보 토론회 일정을 잡을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

신은별 기자
강진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