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안 만들고도 업계 최강자 된 '애플'… 2019년 매출액 10조 원

입력
2021.10.06 11:28
앱스토어 매출 통해 모바일 게임 장악
소니·닌텐도·MS·액티비젼 합친 것보다 많아

전 세계 게임 업계의 절대 강자는 전용 게임기로 게임팬들을 사로 잡은 소니, 닌텐도, MS나 '블리자드' 같은 빅히트 게임으로 PC게임 시장을 장악한 액티비젼이 아니다. 게임이나 게임기 업체도 아닌 애플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최근 애플과 게임 개발사 에픽 간 소송에서 제출된 자료를 통해 지난 애플은 2019년 앱스토어 게임 매출액 85억 달러(약 10조 원)에 달했다. 이는 나머지 게임 업체의 수입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것이다. 전통적으로 게임 업계 강자로 평가되는 소니와 닌텐도, MS, 엑티비젼 등이 2019년에 올린 매출을 모두 합쳐도 20억 달러(약 2조3,700억 원)를 조금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 재판부는 재판부는 "애플이 게임 시장을 55% 장악하고 영업 이익률이 높지만, 소송을 제기한 에픽 측이 애플이 어떻게 반독점법을 위반했는지를 입증하지 못했다"며 애플의 손을 들어줬다.

IT 전문 아이뉴스24는 시장조사업체 센소타워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 2019년 애플의 연간 앱스토어 매출은 159억 달러(약 18조8,800억 원)였으며 이 중 69%가 게임 관련 매출이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앱스토어 게임 매출이 성장하면서 자연스레 모바일 게임 분야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비디오 게임 시장 규모는 1,980억 달러로 2016년보다 2배 가까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모바일 게임 시장은 1,030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애플은 모바일 게임의 빠른 성장에 힘입어 게임업계에서 독점적 지위에 올라섰지만,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비관적 견해가 많다. 우선 애플의 독점적 지위를 견제하기 위해 경쟁사들의 반독점 소송이 계속될 것이란 점이다. 또 애플의 매출 상당 부분이 중국이라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평일 게임 접속을 불법화하는 등 게임 업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정영오 기자 young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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