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코로나 백신 1차 접종률 90% 넘었다… 힘 받는 '백신 패스'

입력
2021.10.05 18:20

5일 국내 18세 이상 성인의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이 90%를 기록했다. 방역당국이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전환의 조건으로 내세운 ‘성인 80%, 고령층 90% 접종완료’에 한층 가까워지면서 이른바 ‘백신 패스’ 도입 준비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10월 말 성인 80% 접종완료 달성 전망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누적 1차 접종자는 총 3,973만9,505명이다. 이는 전체 인구의 77.4%, 18세 이상 인구의 90.0%에 해당한다. 홍정익 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높은 접종률은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빠르고 안전하게 이행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1차 접종자의 접종 간격 준수율이 99.4%로 매우 높은 만큼 2차 접종도 차질 없이 진행될 거라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추진단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우리나라의 접종률이 두드러지게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해외에선 백신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접종률이 일정 수준 이상 오르지 않는 나라가 적지 않다. 미국은 접종을 의무화하고 미접종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등의 강제 수단까지 동원하고 있다.

접종률만 놓고 보면 당초 정부가 목표한 대로 다음 달 초 위드 코로나 체계로 전환하는 데 별 문제가 없다. 1차 접종자의 대다수가 2차도 맞는 만큼 11월 위드 코로나로 가는 조건인 ‘10월 말 성인의 80% 접종완료’는 무난히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소아·청소년은 백신 패스 예외

위드 코로나 시기가 가시화하면서 백신 패스 준비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백신 패스는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완료한 경우 여러 사람이 모이는 시설이나 행사 등을 이용하는 데 제한을 두지 않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백신 패스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적용 대상과 방식 등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접종 기회를 원천적으로 부여받지 못한 12세 미만과 자율적으로 접종을 선택하는 소아·청소년은 백신 패스에 예외로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에선 백신 패스가 미접종자에 대한 차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자의로 안 맞는 사람도 있지만, 이상반응이나 건강상태 등의 이유로 맞고 싶어도 못 맞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손 반장은 “불가피하게 접종이 어려운 사유에 대해서도 예외를 검토할 것”이라며 “원치 않은 불편함이 가중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외국에선 미접종자여도 코로나19 음성확인서를 제시하면 시설 이용이나 행사 참여를 허용하고 있다.

당국은 백신 패스를 단계적 일상 회복 이행기간 중에만 한시적으로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덴마크와 이스라엘 등 백신 패스와 유사한 제도를 시행하는 나라들도 접종률이 높고 코로나19 유행이 통제되면 도입 범위를 줄이거나 해제하고 있다.

임소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