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위장 당원' 발언으로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개입하고 있다는 것으로 역선택 논란을 재점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준석 대표는 "윤 후보 측에서 당 선거인단 자료를 해석하면서 오류가 있는 것 같다"고 선을 그었고, 주요 경쟁자들은 "1일 1망언"이라며 윤 전 총장의 사과를 촉구했다.
윤 전 총장은 4일 국민의힘 부산시당에서 "국민의힘 후보에 투표하지 않을 더불어민주당 지지자가 우리 당 당원으로 많이 가입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실제로 추측할 만한 강한 의혹"이라고 했다. 그는 "위장당원이 포함됐다. 민주당 정권이 우리 당 경선에까지 마수를 뻗치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을 당내 경선에서 떨어뜨리기 위해 입당한 당원들이 홍준표 의원 등을 지지하고 있다는 식의 불만을 여과 없이 드러낸 것이다.
취임 이후 당원 배가 운동을 주도해온 이 대표가 나섰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주 당 선거인단 관련해 각 후보들이 선거를 준비할 수 있도록 시험 범위를 공개하는 의미에서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했다"며 "윤 후보 측에서 그 자료를 해석하면서 오류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후보들이 토론을 흥행으로 이끌고 있어서 당원 가입이 늘고 있기도 하고 상대적으로 조직적 가입이 어려운 온라인 당원가입 비중이 높은 것으로 봐서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조기 진화에 나선 것은 대선 경선룰 확정 과정에서 내홍의 불씨가 됐던 역선택 문제가 다시 불거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또 윤 전 총장의 발언이 대표 취임 이후 성과로 평가받는 당원 증가를 부정하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이 위장 당원을 누구라고 특정하지 않았지만, 국민의힘에서는 최근 20, 30대 당원들의 입당세가 뚜렷하다. 이들은 주로 온라인을 통해 입당을 신청하고 있는데, 이 대표 취임 이후 두드러지고 있는 현상이다.
경쟁 후보들은 윤 전 총장를 비판했다. 홍준표 의원 대선캠프는 해당 발언에 대해 "당원 모독"이라며 당 지도부의 엄중 경고와 윤 전 총장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 대표 당선 이후 20, 30대 신규 당원들이 많이 늘어났는데 이분들이 위장당원이라는 말인가. 입만 열면 실언의 연속인 후보가 무슨 수로 정권교체를 한단 말인가"라며 윤 전 총장을 직격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 캠프도 논평을 내고 "지지율 급락을 남 탓으로 돌리느냐"고 했고,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실언이 도가 지나쳤다. 그렇다면 최근 입당한 윤 전 총장도 위장 후보인가"라고 꼬집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윤 전 총장은 페이스북에서 "부산 당원 동지들을 뵙는 자리에서 국민과 당원들이 민주당의 정치 공작에 경각심을 가지고 똘똘 뭉쳐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경쟁 후보들의 잇단 비판에는 "어떻게든 제 발언의 의도를 왜곡하며 공격해 반사이익을 누리려는 분들이 있어 유감"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