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전주공장과 울산공장이 일감 배분을 놓고 노조원끼리 몸싸움을 벌이는 일이 발생했다.
4일 노동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현대차 노사 제4차 고용안정위원회가 무산됐다. 노사는 이 회의에서 울산공장의 팰리세이드 증산과 전주공장 물량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생산 차종 조정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울산공장 노조가 반발하면서 회의를 열지 못했다. 특히 울산공장 노조가 회의장에 들어가려는 노조 측 대표들을 막아섰고, 이 과정에서 전주공장 노조 간부가 허리를 다쳐 구급차로 병원에 이송됐다.
앞서 현대차는 7년간 가동률이 50% 미만으로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는 전주공장에 울산공장 생산 물량을 이관해 두 공장의 상생을 모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울산4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스타렉스의 후속 모델 스타리아의 생산 물량 16만 대 가운데 1만 대를 전주공장으로 이전하고, 울산공장은 그만큼 펠리세이드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울산공장이 스타리아가 아닌 팰리세이드 물량 이관을 고집하고 나서면서 이른바 ‘노노 갈등’이 빚어지는 양상이다. 울산공장 노조는 팰리세이드의 경우 회사 방침에 따라 전주공장이 아니더라도 미국 공장에 생산 물량이 이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의식해 이런 주장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4공장 조합원들은 지난달 30일 고용안정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팰리세이드 외에 다른 차종은 이관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먼저 해달라”면서 회의 진행을 막았다.
울산공장을 제외한 아산·전주 공장, 모비스, 판매, 정비, 남양연구소 등 현대차 지역위원회 노조 대표들은 공동 성명서를 내고 울산4공장 노조의 공식 사과와 고용안정위원회 재개를 요청한 상태다. 전주공장 노조 관계자는 "우리(전주공장)는 고용 안정을 위해서 반드시 생산물량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향후 대응 방안을 내부적으로 정리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울산공장 노조 관계자는 “유선상으로 사과를 전한 상태이며 고용안정위원회는 이달 6일 다시 개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