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위기' 中 헝다그룹, 홍콩 증시서 거래 정지... 자회사 매각 관련 설

입력
2021.10.04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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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위기설에 휩싸인 중국 헝다(恒大)그룹 주식이 홍콩 증시에서 거래 정지됐다. 홍콩 거래소 측은 거래 중단 이유를 공시하지 않았으나, 헝다그룹의 부동산 관리사업 부문인 헝다물업(物業) 매각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헝다의 자금난이 여전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만기가 도래한 채권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 헝다그룹과 헝다의 부동산 관리사업 부문 자회사인 헝다물업 주식의 홍콩 증시 거래가 잠정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헝다와 헝다물업의 시장 가치는 각각 391억 홍콩달러(약 5조9,000억 원), 554억 홍콩달러(약 8조4,000억 원) 수준이다. 헝다의 다른 계열사인 헝다전기자동차의 주식 매매는 이뤄지고 있으나 주가는 하락세다.

홍콩 거래소가 헝다그룹 관련 일부 주식의 거래를 정지한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거래소 측은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부동산업체인 허성촹잔(合生創展·Hopson Development)이 헝다물업 지분 51%를 400억 홍콩달러(약 6조984억 원)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그 결과, 이날 홍콩 증시에서 헝다그룹과 헝다물업 그리고 허성촹잔의 거래가 모두 중단됐다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 허성촹잔은 중국 광둥성에 본사를 둔 중국 최대 부동산 업체 중 한 곳으로 알려졌다.

헝다의 자금난이 문제라는 지적도 여전히 제기된다. 헝다그룹이 보증을 섰던 다른 채권의 만기일이 도래했지만, 이를 막지 못하면서 거래가 중단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쥐샹(鉅祥·Jumbo Fortune)기업이 발행한 2억6,000만 달러(약 3,000억 원) 규모 달러채권의 만기가 전날 도래했으며, 헝다그룹이 채권 담보인에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헝다는 이미 지난달 23일과 29일에도 각각 지급이 예정됐던 달러채권 이자를 제대로 지불하지 못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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