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1일 최근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유엔 총회에 참석한 방탄소년단(BTS)에게 정부가 비용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문제제기와 관련해 "세계적인 아티스트인 BTS가 대통령과 청와대에 불려 다닐 수준이라고 보느냐"며 "사고방식이 참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탁 비서관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BTS 멤버들은 10원짜리도 안 받겠다고 했는데 억지로 찔러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부 언론과 야당의 의혹 제기에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반박하며 이들이 BTS의 헌신과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탁 비서관은 "엄연히 (경비 지급) 계약서가 존재하고 계약 기준에 맞춰 정산이 완료된 사안에 대해 새빨간 거짓말을 하는 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이에 대해선 분명히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탁 비서관은 BTS 측에게 7억 원을 지급했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직접 임명한 특사인데 저희 입장에선 너무 면구스러웠다"며 "우리 법률과 규정이 허가한 정말 최소한의 비용을 정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BTS가 처음부터 경비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탁 비서관은 "만약 돈을 받고 특사 활동을 했으면 그걸 가지고 또 물고 늘어졌을 거라고 판단했다"며 "한 번 출연료만 해도 최소 수십억 원 단위인데 그분들이 이 비용으로 무슨 영화를 노리겠느냐. 그렇게 할 바에 아예 10원짜리 하나 안 받겠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탁 비서관은 BTS가 뉴욕 유엔본부 행사 외에 계약서에 없는 청와대 일정까지 참석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이미 세계적인 아티스트에게 그들이 원하지 않는 걸 시킬 수도 없다"고 발끈했다. 그는 오히려 "BTS가 유엔에 가고 싶지 않다고 하면 안 갔을 것"이라며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얘기했다고 했을 거란 생각은 이전 정부에서의 정치권력 수준의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탁 비서관은 그러면서 "(유엔 외) 그 일정은 계약할 일정이 아니다.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 가고 한국문화원에 방문하는 건 특사 일정"이라며 "7억 원에 모두 포함됐다. 그럼 무슨 계약을 해야 하느냐, 교통비 계약을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탁 비서관은 '대통령 이미지를 좋게 하기 위해 BTS를 너무 자주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정말 화가 나는 게 BTS가 그렇게 이용당할 수준이냐"고 반문하며 "대통령 때문에 왔겠나. 본인들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탁 비서관은 이번 논란이 불거진 뒤 지난달 30일 BTS 측으로부터 연락이 왔다고 했다. BTS 측은 탁 비서관에게 "정말 열심히 노력했는데 이런 논란이 일어 너무 아쉽다. 자기들이 한 노력의 결과가 이런 거라니"라고 말했다고 탁 비서관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