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씬해진 北 김정은... 얼굴살 누르던 안경도 '여유'

입력
2021.09.30 12:00
5~6월 체중감량 뒤 유지하는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가 2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9일 정권수립일 73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 지 20일 만이다.

30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이틀째 회의에서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발전을 위한 당면 투쟁 방향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시정연설을 했다. 회색 타이에 검정색 줄무늬 양복을 입고 등장한 김 위원장은 최근 체중 감량을 통해 날씬해진 체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지난 5월 군인가족 예술소조 공연 관람 뒤 약 한 달 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6월부터 주요 정치일정에 참석했다. 한 달 새 확연하게 핼쑥해진 얼굴로 등장해 '건강 이상설'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정보당국은 김 위원장이 체중 감량의 영향으로 파악했다. 체형 변화가 워낙 큰 탓에 일본 도쿄신문은 지난 9일 정권수립일에 등장한 김 위원장에 대해 "그가 다이어트를 한 것인지, '가게무샤'(대역)를 내세운 것인지를 둘러싸고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최고인민회의에 등장한 김 위원장의 모습에선 '안경'이 눈에 띄었다. 그가 착용한 검정색 뿔테 안경은 지난 1월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 당시 썼던 안경과 같은 것으로 보인다. 체중 감량 이전인 1월 당시엔 안경다리가 김 위원장의 양쪽 볼살을 누르고 있지만, 조선중앙통신에 보도된 사진에선 눌림 없이 넉넉하게 안경을 착용하고 있었다.

김 위원장은 2011년 집권 뒤 비대해지는 몸집 탓에 고혈압 등 성인성 질환을 앓고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집권 초기 2012년 8월 90㎏에서 140㎏으로 폭증했다는 국가정보원 보고도 있었다. 건강 관리 차원도 있지만 식량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고 지도자가 인민들에게 비대한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는 정치적 판단이 체중 감량을 결심하게 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조영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