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0월의 첫날이다. 사라질 수 있었던 공휴일도 대체하여 살아나고, 중요한 국경일도 많으니 시월로 넘어간 달력이 한껏 의미심장하다. ‘10월’에서 우리는 두 가지 어문규정을 살펴보도록 한다. 10월의 아라비아 숫자 ‘10’은 [십]으로 읽는다. 그러나 ‘십(十)’이 연월일 중 ‘월(月)’과 합쳐져 한글로 표기될 때에는 ‘시월(十月)’로 적고, [시월]로 읽도록 한다. 이는 한글맞춤법 제52항의 ‘한자어에서 본음으로도 나고 속음으로도 나는 것은 각각 그 소리에 따라 적는다’라는 규정을 따르는 데에 있다.
‘속음’은 한자음의 본음이 변하여 널리 퍼진 음을 말하고, 해당 맞춤법 조항에서는 이를 표기에 반영함을 규정하였다. 속음이 언중들 사이에 이미 잘 자리 잡아 사용되므로, 한자어 표기를 본음대로만 규정해서, 글과 말소리가 불일치하는 혼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였다. ‘6월’을 ‘유월(六月)’로 적고 소리 내는 것도 속음을 따르는 것과 같다.
또한 ‘10월’은 ‘10 월’과 같이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나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가 아라비아 숫자 뒤에 붙는 경우는 자립명사이건 의존명사이건 상관없이 아라비아 숫자에 붙여 쓸 수 있고, 아라비아 숫자가 수량을 나타내든 순서를 나타내든 상관없이 붙여 쓸 수 있는 띄어쓰기 허용 원칙에 따라 ‘10월’로 쓸 수 있도록 하였다. 아라비아 숫자로 연월일을 적는 데에는 허용하는 붙여쓰기가 더 가독성이 높아서, 원칙인 띄어쓰기보다 자연스럽다. 단 연월일 표현에서 ‘오(5)월’은 ‘오월’과 ‘오 월’과 같이 허용과 원칙이 있지만, ‘유월’과 ‘시월’은 예외적으로 항상 붙여 쓰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