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30일 회의 소집... 美 “대북 적대 의도 없어"

입력
2021.09.30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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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30일 유엔 안보리 회의
美, 안보리 결의 위반 입장 속 외교·대화 입장은 고수
미 국무부 "전제조건 없이 북과 만날 준비 돼 있다"
미국, 외교적 해법 모색 동시에 동맹국과 공동대응

북한의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30일(현지시간) 긴급 소집된다.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이 대북 적대 정책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미국은 "대북 적대 의도가 없다"고 답했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관련해서는 안보리 차원의 대응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 이날 오전 미국과 영국, 프랑스의 요청에 따라 유엔 안보리가 긴급 소집될 예정이다. 앞서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은 북한이 미사일 개발에 성공하고 실전 배치까지 할 경우 역내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안보리는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따른 북한 제재 등과 관련된 사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보리는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에 대응해 '북한은 핵무기 및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법으로 폐기할 것'을 명시한 대북결의안 1718호를 채택한 바 있다.

미 행정부는 외교적 해법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보니 젠킨스 미 국무부 국제안보ㆍ군축차관은 “우리는 북한과의 외교 증진을 계속 시도하고 있으며 그들(북한)을 테이블로 데려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대북 적대 정책이 계속되고 있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설에 대해서도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 의도가 없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미 국무부는 "우리의 정책은 북한과 외교를 모색하고 외교에 열려 있는 조정되고 실용적인 접근"이라면서 "이는 미국과 동맹, 주둔 미군의 안전을 증진하는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 북한이 우리의 접촉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이틀째인 29일 진행된 시정연설에서 "지금 미국이 '외교적 관여'와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그것은 적대행위를 가리기 위한 허울에 지나지 않으며 역대 미 행정부들이 추구해 온 적대시 정책의 연장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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