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자라고, 작물도 자란다. 그렇다면 경제도 언제까지나 성장만 해야 하는 것일까.
생태경제학자인 저자는 생명 세계에서 성장의 자연스러운 과정은 항상 유한한 것과 달리 자본주의 경제의 성장은 한계를 부정하는 개념으로 쓰여 왔다고 꼬집는다.
'적을수록 풍요롭다'는 한계에 다다른 기후 위기와 불평등 문제의 원인으로 끝없는 경제 성장과 이를 동력으로 삼는 자본주의 체제의 한계를 지적하며 '탈성장'을 해법으로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는 전 세계적으로 보고되고 있는 연쇄적 대멸종과 기후 붕괴의 민낯을 낱낱이 까발린다. 지구 토양의 40%가 심각하게 침식됐고, 전 세계 농지의 5분의 1에서 작물 수확량이 줄어들었다. 해양에서는 공격적 남획과 오염으로 세계 어족 자원의 85%가 고갈됐고, 바다는 지구온난화로 생성된 열의 90% 이상을 흡수하며 뜨거워졌다. 이 모든 위기와 기후 행동 실패의 배경에 자본주의가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탈성장이 곧 빈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종말이 아닌 희망에 관한 책"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기후 위기 대응 가능성을 설득력 있게 전하면서 "당장은 희미한 속삭임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이 속삭임은 폭풍이 돼 세상을 놀라게 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