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께서 상정을 계속 거부할 시 의원들의 뜻을 모아서 특단의 조치를 하겠다." (29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여권 강경파들이 박병석 국회의장을 '타깃'으로 삼고 압박에 나섰다. 박 의장이 본회의 상정을 미루면서 여야 합의를 주문하자, 법안의 강행 처리를 주장하는 의원들이 '권한 남용'이라고 비판하면서다.
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소속 32명 의원들은 이날 오전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의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지난달 31일 여야 합의로 언론중재법 처리가 연기됐을 당시 박 의장을 향해 'GSGG'라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을 빚었던 김승원 민주당 의원도 기자회견문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31일 여야 원내대표와 ‘언론중재법은 9월 27일 본회의에 상정, 처리한다"는 합의를 발표했음에도 박 의장이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미 여야 원내대표 합의(지난달 31일)가 있는데도 다시 합의를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국회의장이 국민과 한 약속을 스스로 어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박 의장의 상정 거부에 대해 "상원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상정 거부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심사권 남용을 제한하기로 한 여야 합의 정신에도 어긋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박 의장이 '기자 출신'이라는 점을 꼬집기도 했다. 열린민주당은 의원 전원 명의로 성명을 통해 "언론인 출신인 박병석 의장님이 언론의 책임을 높이고 언론피해자를 구제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에 나서 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압박했다.
그렇다고 박 의장이 여야 합의를 재차 당부하는 것이 국회법상 의장의 권한을 넘어서는 것은 아니다. 국회 관계자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의사 일정 작성은 국회법상 국회의장의 고유 권한"이라며 "특단의 조치를 운운하는 기자회견을 듣고 귀를 의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