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세대의 국민의힘 '입당 러시'가 대선후보 경선의 판세를 좌우할 변수로 떠올랐다. 4·7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와 6월 국민의힘 대표 경선에선 '젊은 표심'의 위력이 컸다. 2040세대는 정부·여당의 '내로남불'과 집값·전셋값 폭등에 분노해 4월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심판하는 투표를 했고, 30대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당선시켰다.
두 번의 선거에서 '정치 효능감'을 경험한 2040세대가 최근 4개월 동안 국민의힘에 대거 입당했다. 젊어진 국민의힘 당심,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중 누구에게 유리할까.
2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대표 경선 직전인 5월 31일부터 이달 27일까지 입당한 신규 당원은 26만5,952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월 1,000원 이상 당비를 내는 책임당원은 23만1,247명으로, 87%를 차지했다. 이전까지 책임당원이 약 28만 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국민의힘에 기꺼이 돈을 내겠다'고 작정한 유권자가 4개월 사이 1.8배 늘어난 셈이다.
이른바 '이준석 효과'도 확인됐다. 4개월간 2030세대 당원은 7만1,055명, 40대 당원은 4만2,924명 늘었다. 10대까지 포함하면 40대 이하가 전체 증가분의 44%를 차지한다.
국민의힘이 한때 '노인 정당'으로까지 불렸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국민의힘은 당대표 예비경선(컷오프) 당시 당원 연령 비중에 맞춰 여론조사 대상을 △40대 이하 27.4% △50대 30.6% △60대 이상 42%로 반영했다. 40대 이하가 30%도 채 되지 않았던 셈이다. 이번 '입당 러시' 이후 당원 연령별 비율을 단순 대입해 계산하면, 대선후보 경선에서 40대 이하 비중은 35%까지 치솟게 된다.
청년 당원들의 목소리가 커진 것은 당내 대권 레이스에서 어떤 변수가 될까. 다음 달 8일 발표되는 대선후보 경선 2차 컷오프에선 책임당원들의 표심, 이른바 당심이 30% 반영되고, 11월 5일 실시되는 본경선에선 당심 비중이 50%까지 올라간다.
여론조사 지표로 보면, 상대적으로 유리한 건 홍준표 의원이다. 27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TBS의 범보수권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를 보면, 홍 의원은 20대, 30대, 40대에서 각각 30%대 지지율을 기록, 윤석열 전 총장을 오차범위 밖에서 모두 앞섰다. 윤 전 총장의 20대와 30대 지지율은 10%대였고, 40대 지지율은 20%대였다.
다만 50대 이상이 당원의 과반을 차지하는 만큼, 40대 이하 당심의 영향력엔 한계가 있다. 역대 당내 경선에서 50대 이상의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50대 이상 표심은 윤 전 총장의 우군이다.
당원 증가가 '이준석 효과'와 '윤석열 효과'의 합작품이라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 선출 이후 젊은층을 중심으로 입당이 늘었지만, 윤 전 총장 입당(7월 30일) 이후에도 당원 증가 폭이 컸다"고 말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KSOI 혹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