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때만 되면 '여성 경찰 무용론'이 반복된다. 단편적인 현장 사진이나 영상을 부풀리거나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주장이 대부분이다. 남성 중심 조직과 문화를 깨려는 이들에게 '역차별하냐'는 공격도 여전한 현실이다. 이런 공격을 현실로 드러내주는 지표가 '유리천장 지수'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최하위 수준이다. 양성평등 조직문화를 만들고 구성원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일에선 아직 후진국인 셈이다.
29일 여성가족부 양성평등위원회는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제고 계획' 2021년 상반기 이행 점검 결과를 공개했다. 결과를 보면 중앙부처 본부과장급, 자치단체 과장급, 공공기관 임원 등 12개 분야 중 8개 분야에서 올해 목표로 삼았던 여성 비중을 상반기 안에 조기 달성했다.
목표 대비 달성률로 보면 지방직 과장급과 지방공기업 관리자는 각각 105.6%, 109.3%다. 상반기 여성 비중이 22.7%, 11.8%씩 차지했다. 내년으로 목표 삼았던 수치(지방직 과장급 22.5%·지방공기업 관리자 11.0%)를 넘긴 실적이다. 여성 교장·교감 비중도 올해 목표였던 44.7%보다 높은 45.8%로 달성률 102.5%를 기록했다.
고위공무원(9.3%)이나 군인 간부(7.9%) 등 여전히 비중 자체가 선진국에 비해 미흡한 부문들이 있지만, 점진적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움직임만은 또렷하다는 평가다.
군인 간부와 일반 경찰 부문에서 여성 비중은 각각 7.9%, 13.5%다. 여성대표성 제고 정책에 따라 GOP(일반전초)와 해·강안 경계, 격·오지 부대 등에 여군 보직을 확충하고, 경찰 신규 채용 시 여경 비중을 25~30% 유지하도록 추진하고 있다는 게 여가부의 설명이다. 올해 상반기 새로 뽑힌 순경 총 1,894명 중 여경은 524명(27.7%)이다.
단순히 여성 비중만 늘리는 것에서 나아가 양성평등 조직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여가부는 올 6월부터 공공부문 대상 맞춤형 폭력예방교육, 조직 문화 진단 및 컨설팅, 성희롱·성폭력 고충상담원 전문성 강화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정영애 여가부 장관은 "여성대표성을 높이고 양성평등 조직문화를 조성하는 일은 평등한 조직과 사회를 위해 필요한 핵심 과제"라며 "공공부문에서의 노력이 민간부문까지 확대되도록 다양한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