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식증도 찾아와" 스타의 우울증 고백이 갖는 의미

입력
2021.10.01 09:06

흔히들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로 비유한다. 감기처럼 누구나 걸릴 수 있다는 의미다. 스타들 역시 예외는 아니다. 많은 연예인들이 SNS에서, 그리고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서 우울증을 앓아왔다고 고백했다.

초아·곽정희·정가은…우울증 고백한 스타들

그룹 AOA 출신 가수 초아는 대중 앞에서 우울증 이야기를 꺼낸 스타 중 한 명이다. 그는 2017년 팀을 탈퇴하던 당시 SNS를 통해 "불면증과 우울증을 치료하고자 약도 먹어보고 2년 전부터 스케줄을 점점 줄여왔지만 피곤에서 오는 문제가 아니었기에 결국 모든 활동을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복귀한 초아는 최근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 출연해 연예계를 잠시 떠났던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잠을 못 자고 우울감이 생기면 뭐든 안 좋은 쪽으로 생각하게 되지 않느냐"며 어느 순간 TV 속 자신의 모습을 보기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원하는 만큼 잘하려면 다시 태어나야 되나? 도망가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배우 곽정희는 지난 27일 MBN '한번 더 체크타임'에서 마음의 병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혼을 결정하고 나서 '너무 큰일을 저지르지 않았나'라는 생각에 우울증이 왔다. 입원도 했고 거식증 때문에 몸무게가 41kg까지 감소했다. 잘 챙겨 먹지 않다 보니 영양실조와 만성 간염에 걸려서 2년 동안 투병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배우 정가은은 최근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우울증으로 고생했던 지난날을 떠올렸다. 싱글맘인 그는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게 힘들더라. 딸과 함께 놀이터에 갔다. 딸은 웃고 있는데 난 눈물이 났다. 우울증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한 상태이며 현재 3대가 함께 살고 있다고 밝혔다.

서로의 감기약 된 팬·연예인

스타들의 고백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해 줬다. 유튜브를 통해 이병헌 현아 등의 우울증 고백 영상이 공개된 후 마음의 병으로 힘들어하고 있던 팬들은 수없이 많은 댓글을 남겼다. 이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아픔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고, 다른 네티즌들의 위로 속에 극복을 다짐했다.

연예인들의 용기 있는 행동은 우울증 환자에 대한 편견을 지운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늘 밝아 보였던 스타들의 고백은 우울증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병이라는 점을 되새겨준다. 더불어 이들의 극복 경험은 병원 치료를 망설이는 이들의 용기를 북돋는다.

물론 스타 역시 팬들의 응원으로 큰 힘을 얻는다. 과거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밝혔던 태연은 SNS를 통해 응원 메시지를 보낸 팬에게 "정말 위로가 돼요. 그래서 대화도 하는 거고. 소통하면서 의지 많이 해요. 고마워요"라고 답했다.

이처럼 연예인의 용기 있는 고백은 그 자신과 대중을 모두 돕는다. 서로의 감기약이 돼 준 이들이 병을 금방 털고 일어날 수 있길 바란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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