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한 달 만에 3,100선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 중국 경기 불확실성 등 대외적 요인에 더해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폭증 등 국내 악재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5.72포인트(1.14%) 내린 3,097.92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3일(3,090.21) 이후 약 한 달 만에 3,1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장중 한때 3,095.72까지 떨어진 코스피는 장 마감을 앞두고 3,100선을 간신히 회복했으나, 마감 직전 결국 무너졌다.
이날 원·달러 환율 역시 전일 대비 7.6원 급등한 1,184.4원에 마감했다. 연중 최고점이자,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9월 11일(1,186.9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날 지수를 끌어내린 건 기관의 매도세였다. 기관은 장 초반부터 매도하기 시작해 이날 5,500억 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9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간신히 이어갔으나, 순매수 규모는 100억 원으로 축소됐다. 개인은 5,600억 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LG화학을 제외하고 줄줄이 하락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거래일 대비 5.33% 급락한 87만1,000원에 마감했다. 그외 △삼성전자(-1.80%) △SK하이닉스(-0.96%) △네이버(-2.61%) △카카오(-25.33.08%) △삼성SDI(-2.72%) 등 모두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반면 LG화학은 0.78% 올라 추석연휴 이후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 여파와 중국 헝다그룹 디폴드 우려 등 대내외적 변수가 증시에 부담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연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를 시사한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입장 등 영향으로 지난 6월 이후 3개월 만에 장중 1.5%를 돌파했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그룹은 350조 원 대에 달하는 채무로 파산 위험에 몰린 가운데 29일 500억 원대의 채권 이자 지급일을 맞게 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추석 이후 안정세를 보이던 코스피가 3,100선을 위협 받으면서 불안 심리가 증폭됐다”며 “중국 헝다그룹의 디폴트 우려 등 경기 불확실성이 심리적 불안을 높였고 한국·미국의 국채금리 상승과 원화 약세 등이 외국인의 수급을 위축시켰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