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빌라 중위가격 평당 2038만원… 4년 전 아파트 사고도 남았다

입력
2021.09.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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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3.3㎡당 중위 매매가 2,000만 원 첫 돌파
2017년 2월 아파트 중위가 2,007만 원 넘겨
아파트값 급등에 빌라 거래량 아파트 추월

서울 연립·다세대주택(빌라) 중위 매매가격이 처음으로 3.3㎡당 2,000만 원을 돌파했다. 2017년 2월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이 3.3㎡당 2,007만 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빌라값은 4년 전 아파트값을 뛰어넘었다.

28일 부동산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가 한국부동산원의 공동주택 실거래가격지수를 통해 전국 빌라의 3.3㎡당 월별 중위 매매가를 조사한 결과, 지난 7월 서울은 2,038만 원으로 나타났다. 6월(1,986만 원)보다 2.6% 상승했고, 1년 전인 지난해 7월(1,878만 원)과 비교하면 8.5% 올랐다. 중위 매매가는 표본을 한 줄로 세웠을 때 한가운데 있는 가격을 의미한다.


2,038만 원은 부동산원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6년 1월 이후 최고가다. 서울 빌라 중위 매매가는 지난 3, 4월까지 3.3㎡당 1,800만 원대로 2019년 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5월 들어 1,960만 원으로 치솟은 뒤 두 달 만에 2,000만 원을 넘어서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전국 빌라의 3.3㎡당 중위 매매가는 1,020만 원으로, 서울의 절반 정도였다. 경기는 988만 원, 인천은 775만 원으로 조사됐다. 지방은 서울의 3분의 1 수준인 664만 원이었다.

올해 7월 서울 아파트의 3.3㎡당 중위 매매가격은 4,125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3,337만6,000원)과 비교하면 23.6% 상승했다. 서초·강남·송파·강동구 등 ‘강남4구’가 포함된 동남권이 6,924만 원으로 가장 높았고, 종로·중·용산구 등 도심권이 5,223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급등하면서 실수요자의 눈은 빌라로 향하고 있다. 올해 들어 빌라 매매량은 매달 아파트를 앞질렀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8월 서울 빌라 매매는 4만1,917건으로, 아파트(3만4,746건)보다 많았다. 아직 집계 기간이 남았지만 이달 거래량도 빌라(1,671건)가 아파트(805건)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지속적인 아파트값 상승에 오세훈 서울시장의 적극적인 민간 재개발 의지까지 더해지면서 빌라 매수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다방 관계자는 "아파트값 상승에 따라 대체 주거 상품인 빌라 수요가 30대를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서울시가 재개발 후보지 공모 등 도시정비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만큼 유망 지역의 빌라 매수 심리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