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에 코너 몰린 곽상도… 내년 대구시장 선거판 요동

입력
2021.09.28 15:50
오차범위 1, 2위 접전 권영진 대구시장 최대 수혜자
김상훈, 주호영, 윤재옥, 류성걸, 김재원, 곽대훈, 이진훈, 정상환 등 후보군과 각축전 예상
권 시장 '3선 피로감'과 국민의힘 공천방향이 변수

차기 대구시장 선거에서 우세가 점쳐지던 곽상도(대구 중·남구) 의원이 아들의 고액 퇴직금 논란으로 국민의힘 탈당에 이어 의원직 사퇴 압박까지 받으면서 내년 대구시장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28일 대구지역 정가에 따르면 확산하는 '대장동 의혹' 사태로 곽 의원이 수세에 몰리고, 권 시장이 뜻하지 않은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다. 올초부터 대구시장 출마 의사를 밝혀온 곽 의원은 수 차례 지역 언론이 실시한 '국민의힘 경선지지도 조사'에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오차범위 내에서 1, 2위 접전을 벌였다.

내년 대구시장 선거 주자에는 권 시장과 곽 의원 외에도 3선의 김상훈(대구 서구), 윤재옥(대구 달서을), 재선의 류성걸(대구 동갑), 5선의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곽대훈 전 의원,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정상환 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 등이 거론돼 왔다.

이 중에서도 곽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씨에 대한 비판 등으로 '야권 저격수' 이미지를 키우면서 차기 대구시장의 입지를 다져왔다. 그런 곽 의원이 이번에는 자신의 아들 문제로 최대 정치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2015년 6월 경기 판교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업체로 지목된 화천대유에 입사해 대리급으로 일하던 곽 의원의 아들은 올초 퇴직하면서 50억원의 퇴직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대구에서는 이미 차기 대구시장 후보군에서 곽 의원의 이름은 삭제됐다는 분위기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의원직 사퇴나 법적 책임 논란은 둘째치고 국민의힘에서 탈당했는데, 그런 곽 의원이 경선판에나 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국민의힘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라는 보수도시 대구의 정서도 그를 밀어내고 있다는 뜻이다.

3선 출마에 대해 침묵했던 권 시장도 최근들어 부쩍 "시민들이 기회를 주신다면 시작한 사업을 마무리하고 싶다"며 출마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차기 대구시장 선거는 권 시장과 여러 군소 후보군의 각축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권 시장이 압도적인 1위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곽 의원의 고교 후배인 김상훈 의원이 선배출마의 부담없이 도전장을 낼 수도 있다. 누가 경쟁자가 되든 권 시장이 넘어야할 가장 큰 산은 시민들의 '3선 피로감'과 국민의힘 공천방향이다.

대구의 한 정치권 인사는 "추석 전만 해도 화천대유가 대구시장 선거판도까지 바꿀 줄은 몰랐다"며 "권 시장이 가장 큰 혜택을 받았지만 군소 후보군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 전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