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대표·투자자들, 곽상도 의원에게만 고액 후원

입력
2021.09.2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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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문 대표·남욱 변호사 등 4명이 후원
2016~2019년 법정 최고액 500만원씩 
곽 의원 아들 입사 후 대장동 개발 시기
다른 국회의원에게 후원한 기록은 없어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표와 주요 투자자들이 곽상도 의원에게 정치후원금으로 2,500만원 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곽 의원은 아들이 화천대유에 입사한 뒤 이 회사가 본격적으로 대장동 개발사업을 진행하던 시기에 후원금을 받았다.

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는 곽 의원에게 2016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500만원씩 모두 1,000만원을 후원했다.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소유주로 거액을 벌어들인 투자자들도 곽 의원을 후원했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수목적법인(PFV) '성남의뜰' 주주인 천화동인 4호와 5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와 정모 회계사는 2017년 500만원씩 후원했다. 남 변호사의 부인이자 MBC 기자였던 정모씨도 2016년 곽 의원의 500만원 후원금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정치자금법상 개인이 국회의원에게 후원할 수 있는 상한액은 1년에 500만원으로 이들은 최대 금액을 곽 의원에게 후원한 셈이다. 이들이 곽 의원을 제외한 다른 국회의원에게 후원한 기록은 없었다. 남욱 변호사는 대장동 사업 배당수익으로 1,000억원을 받았고, 정모 회계사도 64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곽상도 의원은 2013년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을 역임하고, 2015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지낸 뒤 2016년 20대 국회에 입성했다. 화천대유는 2015년 2월 설립돼 대장동 개발사업을 추진했고, 곽 의원의 아들 곽병채씨는 2015년 6월 화천대유에 입사했다. 곽씨가 입사한 후 대장동 개발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현직 국회의원인 곽상도 의원에게 꾸준히 화천대유의 후원금이 들어온 셈이다.

곽 의원은 아들 곽씨가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및 성과급 명목으로 50억 원을 지급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혜성 금전 지급' 논란에 휘말렸다. 이런 상황에서 화천대유 측 인사들이 곽 의원을 후원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50억 특혜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상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