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민당 총재 선거 결선투표 확실시... 기시다 유력 전망 속 '역선택설'도

입력
2021.09.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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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 조사서 고노 다로 '과반 못 미치는 1위'
결선투표선 '국회의원 표 다수 확보' 기시다 유리
다카이치 결선투표 진출 노린 '역선택' 가능성도

차기 일본 총리를 정하는 자민당 총재선거가 29일 실시될 예정인 가운데, 다수 일본 언론은 결선투표로 승부를 가릴 것이 확실시 된다고 보도했다. 당원·당우 표와 국회의원 표가 각 382표씩으로 반반인 1차 투표에서 과반수(383표 이상)를 얻을 수 있는 후보자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국회의원 표를 가장 많이 확보한 것으로 조사되는 기시다 후미오 전 정무조사회장의 최종 승리가 유력해지는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선 ‘기시다 총리’를 막기 위한 ‘역선택’ 투표설도 제기되는 등 과거와 달리 선거 막판까지도 국회의원 표의 향방이 어느 한쪽으로 뚜렷하게 쏠리지 않는 모습이다.

일본 언론 사전 조사에서 고노 장관 '과반 못 미치는 1위'

27일 요미우리신문이 자민당 국회의원 382인의 의향을 조사해 집계한 바에 따르면 △기시다 전 정조회장 127표 △고노 다로 행정개혁 담당장관 103표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장관 82표 △노다 세이코 간사장 대행 21표 등의 순이었다. 요미우리는 여기에다 지난 18, 19일 전화조사를 근거로 계산한 당원·당우표를 더하면 고노 280표, 기시다 221표, 다카이치 168표, 노다 46표로, “고노 장관이 1위이긴 하지만 전체의 40%에도 못 미친다”고 전했다. 아직 미정이거나 응답하지 않은 국회의원 49명이 모두 고노 장관에게 투표한다고 해도 과반에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사히신문이나 니혼게이자이신문의 국회의원 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와, 모두 1차 투표에서 과반수에 이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언론의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보면 지역 표(47표)에 비해 국회의원 표(382표)가 압도적으로 많은 결선투표에서는 국회의원 표를 가장 많이 확보했고 다카이치 전 장관과의 ‘2·3위 연합’이 가능한 기시다 전 정조회장이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점쳐진다.


고노 장관, 당원당우 표 1위 예상되나 60% 이상 득표는 어려울 듯

고노 장관은 당초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지 못해 결선투표에 가더라도, 1차 당원·당우 투표에서 55~60%에 달하는 표를 얻고 국회의원들에게도 ‘국민의 뜻’에 따라야 한다고 호소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재로선 당원·당우 표에서 그 정도 지지를 획득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교도통신의 25, 26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투표자격이 있다고 대답한 당원·당우 답변 집계 시 고노 47.4%, 기시다 22.4%, 다카이치 16.2%, 노다 3.4%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파벌 중에는 1차 투표를 의원 자율에 맡기더라도 2차 땐 결속하겠다는 방침을 가진 곳도 많아, 파벌의 뜻을 거스르고 고노 장관에게 투표하는 젊은 층의 ‘반란’이 일어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니카이파 등 '다카이치 역선택' 투표설도

다만 일각에서는 1차 투표에서 고노 장관 대신 다카이치 전 장관에게 표를 준다는 ‘역선택’ 설도 나오고 있다. 만약 다카이치 전 장관이 결선에 진출할 경우, ‘지나친 강경파인 다카이치의 총리 취임은 안 된다’며 기시다 전 정조회장을 찍었던 표가 고노 장관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앞서 26일 후보 네 명이 모두 출연한 후지TV 방송에서는 사회자가 고노 진영의 역선택설을 언급했다가 고노 장관으로부터 “끔찍한 가짜뉴스”라는 항의를 받았다. 실제로 1차 투표에서 한 표라도 더 모아 과반수를 만들고자 하는 고노 진영에서 다카이치에게 표를 줄 리는 없어 보인다.

정작 역선택을 고민하는 쪽은 어느 진영에도 속하지 않은 니카이파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달 23일 총재 선거에 출사표를 내면서 사상 최장 간사장을 맡고 있는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을 겨냥해 ‘임원 임기 3년 이내’ 공약을 내건 기시다 전 정조회장이 총리가 되는 데 대해 파벌 내에 부정적 분위기가 있다는 것이다. 요미우리는 한 니카이파 간부가 “승산이 있는지 없는지 볼 것”이라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