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내가 조국 옹호? 조국을 꼭 잡아야 했다고 말한 것" [인터뷰]

입력
2021.09.2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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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대선주자 인터뷰] 
'조국수홍 프레임'에 "어이없고 기 막혀"
"대입·사법시험, 다시 공정하게 바꿔야
조국 딸 간 의전원 제도도 폐지해야"

“참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힙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일보와 인터뷰하면서 '조국수홍 프레임'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조국수홍'은 '조국 수호'와 '홍준표'를 합친 말로, 홍 의원이 얼마 전 당내 대선주자 TV토론회에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를 "과잉 수사"라고 한 것을 비꼰 표현이다.

홍 의원은 "과잉 수사"라고 한 데 대해 "실패한 수사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국을 옹호한 게 아니라, 조국을 잡으려면 정말로 조국을 잡았어야 한다는 뜻이었다"면서 “조국을 잡지 않고 그 가족만 도륙하는 건 (검사 출신인) 내 수사 철학에 반한다"고도 했다.

홍 의원은 어지간한 정치 공격에 끄떡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그런 홍 의원이 '조국수홍'에 적극 대응한 것은 그 만큼 아팠기 때문일 수 있다. 홍 의원의 최대 지지층은 2030세대 남성으로, 공정 이슈에 극도로 민감해하는 계층이다. 2030세대 남성의 지지 열기가 식으면 '무야홍'(무조건 야권 대선후보는 홍준표) 바람이 꺾일 수도 있다.

이에 홍 의원은 조 전 장관과 연신 각을 세웠다. 홍 의원의 ‘사법고시 부활’ ‘대학입시 정시 확대’ 공약이 '과거 회귀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그는 “제도를 다시 공정하게 만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제도 하에선 조 전 장관 자녀들처럼 '빽' 있는 사람들은 표창장을 받아 대학에 가지만, 서민의 자식들은 그럴 수 없다”며 “조 전 장관 딸 사례를 보면, 의학전문대학원 제도도 폐지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검찰 편에 서지도 않았다. 홍 의원은 ‘검찰과 정권의 유착’을 반드시 뿌리 뽑겠다고 했다. 이어 그의 칼날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했다.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윤 전 총장이 박근혜 정권을 겨냥한 이른바 '적폐 수사'를 지휘한 사실을 들어 "문재인 대통령이 지시하자마자 수사팀을 꾸려서 1,000명 이상 소환조사하고 그 중 200여명을 구속시키고, 이 중 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검찰을 더 이상 이런 조직으로 내버려두기 어렵다”고 했다. 표면적으로는 검찰에 대한 비판이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을 끌어내린 윤 전 총장은 보수진영의 대선후보가 될 수 없다'는 일침으로 해석됐다.

김현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