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 연일 기름을 부으며 '이재명 총공격'에 나섰다. 국민의당과 공조해 23일 특별검사 도입 법안과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한 것은 전면전을 벌이겠다는 선전포고다. 의혹이 사실로 입증되지 않으면 역풍을 맞을 수도 있지만, 국민의힘은 자신만만하다. '부동산 가격 폭등' '천문학적 부당 이익' 등이 등장하는 의혹을 키우는 것 자체가 '꽃놀이패'라고 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대장동 개발 특혜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안과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냈다. 국민의힘 의원 107명 전원이 법안과 요구서에 이름을 올렸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 지사가 1원이라도 받았으면 공직과 대선 예비후보에서 사퇴하겠다고 자신하는 만큼 더불어민주당이 특검과 국정조사에 동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압박했다.
민주당이 특검과 국정조사를 덜컥 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이 '판돈'을 키우는 건 대장동 특혜 의혹 공방이 '질 수 없는 게임'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①국민의힘은 이번 의혹이 이 지사를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정과 연결할 ‘고리’가 된다고 보고 있다. 이 지사가 경기 성남시장 시절 공영개발로 추진한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수천억 원대의 이득을 봤는데, 이 지사는 '최근 부동산 가격이 올라서 그랬다'는 해명을 내놨다. 이 지사 혹은 측근들을 부동산 가격 폭등의 '불공정한 수혜자'로 묶을 수 있는 프레임이다.
②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는 고발 사주 의혹의 위력을 꺾거나 최소 물타기 하는 효과도 국민의힘은 바라고 있다. 다음 달 시작하는 국정감사를 '이재명과 대장동'으로 뒤덮는 것은 국민의힘 입장에서 최선의 시나리오다. 이재철 전 성남시 부시장이 최근 국민의힘에 합류, 이 지사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깔려 있다. 윤 전 총장은 22일 "정부가 대장동 의혹에 대해 제대로 진상규명하지 않으면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며 역공 태세를 취했다.
③대장동 의혹은 민주당 분열 카드이기도 하다. 실제 이 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그야말로 거칠게 맞붙었다. 이 전 대표 측은 특검과 국정조사에 대해서도 명시적으로 반대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 갈등이 커질수록 이 지사가 불안한 대선후보라는 이미지가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대선주자인 심상정 의원이 특검 지명을 촉구하는 등 진보진영이 갈라질 조짐도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쉼 없는 공격을 퍼붓겠다고 벼르고 있다. 국정감사에 의혹 관련자들의 증인ㆍ참고인 채택을 요구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르면 27일 이 지사 등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할 채비도 하고 있다. 경기도청 앞 의원 1인 릴레이 시위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