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주고 하얘진다는 신데렐라 주사, 백옥 주사? 효과 없다"

입력
2021.09.23 18:10
보건의료연구원, 미용·건강 주사 9종 분석
"효과 없고 잠재적 안전성 추가 연구해야"

‘신데렐라 주사’, ‘백옥 주사’, ‘태반 주사’ 등 미용과 건강 증진 목적으로 쓰이는 주사제들의 효과와 관련 "근거가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주사제 중 일부에선 오히려 중대한 부작용이 확인됐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미용이나 건강 증진을 위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비급여) 가격으로 사용되고 있는 주사제 9가지에 대해 국내외 문헌과 사례를 분석해 임상적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 포함된 주사제는 △티옥트산(신데렐라 주사) △글루타티온(백옥 주사) △푸르설티아민(마늘 주사) △글리시리진(감초 주사) △자하거 추출물·가수분해물(태반 주사) △아스코르빈산(비타민 주사)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나트륨(연어 주사) △히알루로니다제(윤곽 주사) △클로스트리듐 보툴리눔 독소 A형(보톡스) 9가지다.

이 중 이미 미용 목적으로 허가받은 보톡스 외에는 임상적 유효성에 대한 근거가 부족했다고 보의연은 밝혔다. 예를 들어 신데렐라 주사는 투여 전후 체중과 관련된 체질량지수(BMI)에 차이가 없었고, 백옥 주사도 투여 후 피부 톤이 유의미하게 변하지 않았다. 마늘·감초·태반·연어·윤곽 주사는 유효성을 확인할 수 있는 문헌 자체가 없었다.

반면 이들 주사제를 투여한 뒤 나타난 중대한 부작용 사례는 다수 보고됐다. 신데렐라 주사와 백옥 주사, 마늘 주사는 아나필락시스성 쇼크가, 비타민 주사와 연어 주사는 부종(붓기)이 나타났다. 가장 많은 부작용이 접수된 건 윤곽 주사와 보톡스다. 윤곽 주사는 피부 함몰과 염증, 하혈이, 보톡스는 호흡 곤란, 삼킴 장애, 눈꺼풀 처짐 등이 있었다.

이민 보의연 정책연구팀장은 “다양한 정맥영양주사 성분을 혼합해 사용하거나 용량이 표준화돼 있지 않아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잠재적 안전성 문제에 대해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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