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착오적 성차별 발언으로 여론의 비판을 받았던 홍준표 의원이 여성 표심 공략에 성공할 수 있을까.
홍 의원은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다음 주에 여성 공약을 발표하겠다며 사전 공지를 띄웠다. 과거 여러 차례 성차별, 성희롱 발언으로 여성 유권자로부터 외면 받았던 약점을 만회하겠다는 포부다.
홍 의원은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내 어머니고 평생 아내만 보고 살았다. 가족 공동체 보호를 위해 전력을 다했고 인구의 절반인 여성층을 위해 일해왔다"며 어머니와 부인까지 소환하며 여심 구애에 나섰다.
이어 "사소한 말 몇 마디로 오해하고 있는 여성층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여성 부분 공약을 총괄 정리해서 발표하려 한다"며 야심차게 공약 발표를 예고했다.
그러나 과거 자신의 성차별 발언에 대해 진지한 반성이나 사과 없이 "사소한 말 몇 마디", "오해"라고 대수롭지 않게 언급하는 대목에서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홍 의원의 '바람'과 달리 그가 쏟아낸 발언들은 결코 사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폭행 모의 논란으로까지 번진 '돼지 흥분제' 역시 그 중 하나다. 그는 대학시절 하숙집 친구가 좋아하던 여학생이 있었고 "그 여학생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어야겠다"고 한 친구에게 "우리 하숙집 동료들은 궁리 끝에 (돼지) 흥분제를 구해 주기로 하였다"는 내용을 자서전(나 돌아가고 싶다, 2005년)에 담아 파문이 일었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홍 의원은 "(사실 관계가) 책의 내용과는 다소 다른 점은 있지만 그걸 알고도 말리지 않고 묵과한 것은 크나큰 잘못"이라고 사과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여성 비하, 혐오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2011년 대학생 간담회에서는 "이대 계집애들 싫어했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고, 금품수수 여부를 질의하는 여성 기자에게 "너 그러다 진짜 맞는 수가 있다"는 발언으로 비판받기도 했다. 또 2017년 "(설거지는) 하늘이 정해놨는데 여자가 하는 일을 남자한테 시키면 안 된다. 남자가 하는 일이 있고 여자가 하는 일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