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MG손해보험의 재무건전성이 보험업법상 최소 기준 아래까지 떨어졌다. 유상증자 일정이 지연되면서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탓이다. MG손보 측은 3분기 들어 건전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최대 투자자인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지원에 소극적이어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어려운 상황이다.
23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6월 말 기준 보험회사 지급여력(RBC) 비율 현황'에 따르면, MG손보의 RBC 비율은 3월 말 대비 6.5%포인트 하락한 97%를 기록했다. MG손보의 RBC 비율이 100%를 밑돈 것은 2018년 1분기(83.9%) 이후 약 3년 만이다.
RBC 비율은 비상시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을 얼마나 돌려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보험업법에서는 최소 기준으로 RBC 비율을 100% 이상 유지하도록 하고 있으며, 금융당국은 원활한 보험금 지급을 위해 150% 이상 유지를 권고하고 있다.
MG손보는 2016년 이후 RBC 비율이 150%를 넘긴 적이 없다. 올해 보험업계가 비교적 호황을 누리고 있음에도 유난히 MG손보의 건전성이 나쁜 것은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MG손보는 올해 1분기 RBC 비율이 103.5%까지 떨어지자 2분기 중 1,500억 원 규모 유상증자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기약 없이 논의가 길어지고 있다.
지난해 4월 2,000억 원의 투자금을 지원받았음에도 1년 만에 다시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면서 새로운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MG손보의 실질적 대주주인 새마을금고도 MG손보 투자에 소극적인 입장으로 알려졌다.
MG손보는 전신 '그린손해보험' 시절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다가 2012년 새마을금고에 인수되면서 가까스로 일어섰지만, 좀처럼 실적 개선을 하지 못하고 있다. 2019년에 이어 올해 7월에도 금융당국 실태평가에서 '취약' 등급을 받으면서 경영개선 요구를 받기도 했다.
한편, MG손보를 제외한 보험사들은 모두 6월 말 기준 RBC 비율이 150%를 웃돌면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다. 전체 보험사 RBC 비율은 260.9%로 전 분기 대비 5%포인트 올랐으며, 생명보험사(272.9%)와 손해보험사(238.9%) 모두 당국 권고 기준을 넉넉하게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