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머리 툭툭 친 외국인… 시민단체, 경찰에 고발한다

입력
2021.09.23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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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동영상 플랫폼에 소녀상 조롱 영상 올려
논란일자 "잘못했다"며 사과... 대구 시민단체는
해당 외국인 경찰에 고발키로, "모욕 행위 안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해 대구 중구 2·28기념공원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에 한 외국인이 장난스럽게 머리를 때리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논란이다. 대구의 시민사회단체는 해당 외국인을 경찰에 고발키로 했다.

23일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에 따르면 이 단체는 최근 2·28기념공원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머리를 쓰다듬으며 툭툭 때린 외국인 2명을 경찰에 고발키로 했다.

지난 19일 유명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는 외국인 남성 2명이 2·28기념공원에 설치된 소녀상 머리를 때리면서 장난을 치는 영상이 올라왔다. 외국인들은 소녀상 옆 의자에 앉아 손가락으로 브이(V)자를 만들어 사진을 촬영했고, 또 다른 남성은 소녀상 머리를 쓰다듬으며 툭툭 치는 등 장난을 쳤다.

영상이 올라온 뒤 논란이 확산하자 이들은 기존 영상을 삭제하고 다음 날인 20일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우리가 어젯밤에 잘못했어요. 미안해요"라며 고개를 숙였다.

서혁수 정신대시민모임 대표는 "오늘 해당 외국인들에 대해 형사처벌 가능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라며 "소녀상은 상징물의 성격도 있기 때문에 이런 모욕은 더 이상 발생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정신대시민모임 측은 재발 방지를 위해 평화의 소녀상 부근에 폐쇄회로(CC)TV 설치를 관할 구청과 협의하고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시민모임에서 비용을 부담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대구 평화의 소녀상이 수난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6월에는 40대 남성 A씨가 평화의 소녀상에 씌워져 있던 마스크를 벗기고 나비 모양의 장식품 3개를 떼어낸 뒤 500여m를 도망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조사를 받았다. 무직이었던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나도 더운데 소녀상도 더울 것"이라며 정의기억연대와 윤미향 의원을 언급하는 등 횡설수설하기도 했다.

2018년에는 한 중학생이 소녀상에 접근해 머리 부위를 돌로 치고 손으로 쓰다듬기도 했고, 2017년에는 한 남성이 소녀상의 머리를 감싸고 입맞춤하는 사진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나 큰일날 짓을 했다"며 올렸다 논란이 일자 급히 삭제했다. 당시 일부 시민들이 소녀상을 알코올로 소독하기도 했다.

지난해 추석 연휴에는 자폐 증상이 있던 한 청소년이 이용수 할머니를 비난하는 문구를 중구 희움 일본군위안부 역사관에 부착했다 붙잡히는 일도 있었다.

이에따라 일각에서는 평화의 소녀상 부근에 지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건립 취지와 피해 현황에 정확히 알 수 있도록 외국어 안내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구 시민 김모(33)씨는 "대구를 방문한 외국인들이 소녀상의 취지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도록 외국어 안내판도 필요하다"며 "역사의 산증인인 이용수 할머니가 대구에 살고 계시는 만큼 시민들이 소녀상을 보호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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