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내내 대장동… '명낙' 캠프 서로 "명명백백 밝히자" 셈법은

입력
2021.09.22 11:30
이재명 측 "의혹 풀리면 오히려 플러스" 정면 돌파
이낙연 측 네거티브 역풍 의식, "합리적 의심" 강조
주말 호남 대전 신경전 최고조...그럼에도 "원팀"

"저희는 명명백백하게 밝혀지길 원합니다. 의혹이 밝혀지면 이재명 지사에게 오히려 플러스로 작용할 것입니다." (이재명 캠프 선대위원장 우원식 의원)

"저희도 명명백백하게 밝혀지길 원합니다. 어떤 문제제기와 비판, 합리적 의심을 전혀 받아들이지 못하고 마치 적을 대하는 태도로 일관하는 건 참 유감스럽습니다"(이낙연 캠프 공동선대위원장 홍영표 의원)

대장동 개발 의혹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이재명, 이낙연 캠프의 신경전은 추석 연휴에도 계속됐다. 20여만 명의 권리당원이 포진한 민주당 '텃밭' 호남 경선(25~26일)을 앞두고 막판 화력을 쏟아붓는 모습이다.

21일 KBS 라디오 주진우의 라이브에 나란히 출연한 두 캠프의 수장은 대장동 의혹 관련 철저한 진상 규명을 강조했다. 양측 모두 의혹을 명명백백 밝히자는 데 목청을 높였지만 정치적 셈법은 엇갈리는 모습이다.

이재명 캠프 측은 진상 규명을 통한 정면 돌파를, 이낙연 캠프 측은 흠집내기가 아닌 합리적 의심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네거티브 역풍을 우려해서다.


"민간 개발 이익, 성남시민에게 돌려줘" 의혹 정면돌파

"단 1원이라도 받았으면 후보직을 사퇴하겠다"(이재명 지사)며 배수진을 친 이재명 캠프는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해 "이재명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얼마나 일을 투명하게 잘할까 하는 그런 반증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례"라고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민자사업자가 개발 이득을 100% 독식할 뻔하려던 것을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지사가 공공개발로 일부 전환하면서 성남 시민에게 개발 이익의 절반을 돌려줬다"며 질책보다는 칭찬을 받아야 할 일이라는 설명을 반복하면서다.

우 의원은 "이런 점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무슨 의혹이 있을 턱이 없다"며 "오히려 대장동 의혹이 이재명 지사에 플러스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자신했다.


"정치가 아니라 수사해야, 물타기 말라" 네거티브 역공 차단

이낙연 캠프는 "정치가 아니라 수사를 해야 한다"며 이번 대장동 의혹 제기가 흠집내기 네거티브가 아니라 합리적이고 타당한 문제제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낙연 캠프의 홍 의원은 "이재명 캠프 측에선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되면, 항상 물타기로 이낙연 후보 측을 지목하는데 굉장히 불쾌하고, 마치 적을 대하는 듯한 태도로 일관해 참 유감스럽다"고 먼저 날을 세웠다. 앞서 이재명 캠프 측에서 이낙연 캠프를 향해 "보수 언론과 부패 야당의 허위 주장에 부화뇌동하는 참모들을 자제시키라"고 입장을 낸 것에 대한 불쾌감을 피력한 것이다.

다만 네거티브 역풍을 우려한 듯, 대장동 의혹과 이재명 지사를 분리하려는 전략도 엿보였다. 홍 의원은 "이재명 후보가 결백하다고 하는 만큼 대장동 의혹 전반을 이 지사하고 연결시킬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전제한 뒤 "다만 언론인이 투잡을 하면서 수천억 원을 벌게 되고, 법조계의 실력자들이 연관돼 있는 등 국민들이 합리적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는 사안인 만큼 진상을 밝혀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게이트인지 아니면 부동산 투기꾼의 불법과 투기, 특혜 의혹은 없었는지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하는데 이런 것까지 이재명 후보나 캠프에 있는 분들이 변호를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날 선 신경전에도 양측 캠프의 수장들은 원팀에 대한 다짐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승패와 관계없이 원팀이 돼야 하기에 대응도 최소화하려고 꾹꾹 참고 있다. 이낙연 후보와 캠프도 원팀정신을 해치는 발언은 자제해달라"는 우 의원의 당부가 먼저 나왔다.

이에 홍 의원은 "생각해보면 2017년 이재명 당시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지금보다 10배는 심하게 공격을 했다"고 꼬집으면서도 "원팀이 되는 것에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당이 하나가 되고 대선 승리할 수 있도록 뛰겠다"고 말했다.

강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