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배송차 연료 공급선 끊고 도망… 경찰 수사

입력
2021.09.21 11:57
피해자 "파업 대체 기사 겨냥 범죄" 주장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파리바게뜨 배송 대체 기사가 몰던 화물차의 연료 공급선이 누군가에 의해 고의로 절단되는 일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1일 경찰 등에 따르면 고속도로순찰대는 17일 오후 1시 56분쯤 전남 함평군 엄다면 무안광주고속도로 함평나비휴게소에서 파리바게뜨 배송 대체 기사인 A씨의 차량 연료 공급선이 잘려 있다는 신고를 접수 받았다. 출동 당시 A씨 차량의 연료 공급선은 날카로운 도구에 의해 절단된 상태였고, 차량이 주차된 바닥은 새어나온 연료로 젖어 있었다.

사건을 넘겨받은 함평경찰서는 폐쇄회로(CC)TV 화면 등을 토대로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수사 중이다. 확보된 CCTV에는 사건 당일 승용차 두 대가 광주 방면에서 A씨를 따라 휴게소에 들어오는 모습과, A씨가 내린 사이 한 남성이 A씨의 화물 차량 바닥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가해자로 의심되는 남성 차량을 특정해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A씨 진술 등을 고려해 파업 관련 범행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민주노총 SPC 사업장 화물연대는 15일부터 과도한 운송량 개선을 위한 증차와 배송노선 조정 등을 요구하며 전국적인 파업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은 사측이 투입한 대체 차량의 운행을 막거나 집회 현장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여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입건되기도 했다.

광주 남구에서도 이날 하차 중이던 배송 대체 기사의 차량에 누군가 계란을 투척하고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광주에서는 SPC그룹 제빵 제품을 광주·전남으로 배분하는 호남샤니 광주공장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파업이 지난 2일부터 이어지고 있다.

화물연대 측은 잇따른 대체 기사 업무방해 사건과 파업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추석 연휴가 끝난 뒤 노조에서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