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이 2014년 12월 고시한 '한글 맞춤법 일부 개정안'으로 부록의 '문장 부호'를 재정비했다. 새로운 글쓰기 환경에 맞춰 24종 문장 부호의 용법을 94개 항으로 정돈한 거였다.
문장 부호는 "글에서 문장의 구조를 드러내거나 글쓴이의 의도를 전달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부호"지만, 한국어 특성상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빼면 부호 없이도 의미 전달이 가능하며, 까다로운 경우에도 문맥을 통해 대강의 뜻은 유추할 수 있다. 문장 부호를 맞춤법의 부록에 수록한 것도 그런 까닭일 것이다.
세종 이후 조선어학회의 1940년 '한글 맞춤법 통일안'까지 문장 부호는 구두점(句讀點)이라 불렸다. '구'는 문장에서 뜻이 끊어지는 곳, '두'는 끊어 읽기 편한 자리를 의미하고, 각각의 자리에 놓는 부호를 구점과 두점이라 구분하고 둘을 아울러 구두점이라 했다. 1940년 맞춤법 통일안에 따르면 구점은 단 세 개, 마침표와 물음표, 느낌표였고, 두점도 쉼표(쉬는표)와 머무름표(세미콜론), 그침표(콜론) 세 개였다. 괄호나 따옴표, (말)줄임표 등 이외의 모든 부호는 용도에 따라 부가점, 대용점 등 다양한 범주로 분류됐다. 현행 맞춤법은 이런 구분을 없애고 개별 부호의 고유 이름과 용법만 정해두고 있다. 예컨대 의문문의 구점인 물음표(?)는, 현행 맞춤법에선 '우리 집 강아지가 가출(?)을 했어요'라는 표현처럼, 문장 중간에 쓰여 다채로운 감정과 의미를 전달할 수 있게 됐다. 부호의 기능과 의미가 적극적으로 확장된 셈이다.
하지만 이미 널리 쓰이는 다양한 신생 기호들, 이를테면 미소를 형상화한 '^^' 같은 상형 기호는 아직 한글(문장 부호)이 아니고, '^' 자체가 문장 부호 항목에 없다. 유감의 뜻을 전할 때 쓰는 모음 조합인 'ㅠㅠ' 같은 표기도 마찬가지다. 물론 한때의 유행으로 그칠 수도 있다.
영어에서 구두점은 한국어보다 상대적으로 중요하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 '문장 부호의 날(National Punctuation Day·9월 24일)'이란 것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