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을 앞두고 극우 성향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에게 악재가 거듭되는 모습이다. 보우소나루 행정부에 대한 민심이 이반하면서 국정수행 평가가 정부 출범 이래 최악의 수준으로 추락한 데 이어, 급기야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 찬성 여론도 갈수록 상승하고 있다. 이미 탄핵 찬성 응답 비율은 50%를 넘어섰다.
브라질 현지 매체들은 20일(현지시간) 브라질 여론조사 업체 다탸폴랴가 지난 13~15일 3,667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탄핵 의견이 찬성 56%, 반대 41%(오차범위 ±2%포인트)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지난 7월 실시한 같은 조사에 비해 찬성은 54%에서 2%포인트 상승했고, 반대는 42%에서 1%포인트 하락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대법원 판결에 대한 불복종 촉구 등 헌정질서를 부정하는 발언을 한 데 대해 브라질 국민들은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의 사법부 공격이 탄핵 추진 사유가 된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대한 의견은 찬성 76%, 반대 21%로 나타났다. 또 보우소나루 정부의 국정 수행 평가는 긍정적 22%, 부정적 53%, 보통 24%, 무응답 1%로 나타났다. 이는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 이래 다타폴랴 조사 중 가장 나쁜 결과다.
반(反)정부 시위도 줄을 이을 전망이다. 지난 12일 시민단체 주도로 주요 도시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진 데 이어, 다음 달 2일과 11월 15일에는 범야권의 시위가 예고돼 있다. 일각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대통령 탄핵이 이뤄지려면 하원 전체 의원 513명 가운데 3분의 2 이상, 상원 전체 의원 81명 중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대통령 탄핵 절차 개시 권한은 하원의장이 갖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지난 1950년 헌법에 처음으로 대통령 탄핵 조항이 포함된 뒤 지금까지 1992년 페르난두 콜로르 지멜루 전 대통령과 2016년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등 두 차례의 대통령 탄핵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