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기 좋은 계절이다. 하지만 평소 움직이지 않던 관절이나 근육을 사용하다가 자칫 골절 사고를 당하기 쉽다. 골절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뼈가 잘 붙지 않아 기형이 생길 수 있고, 관절장애나 만성 골수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부러진 뼈 일부가 외부에 노출되는 ‘개방성 골절’은 상처를 통해 균들이 골절 부위에 들어가 감염을 일으키기 쉽다. 심하면 뼈ㆍ골수를 파괴하고 고름을 만드는 ‘외상 후 만성 골수염’으로 악화할 수 있다.
개방성 골절이 아니더라도 수술 후 감염이 발생했을 때 치료가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만성화돼 외상 후 만성 골수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외상 후 만성 골수염의 일반적인 증상은 작은 상처를 통해 소량의 고름이 지속적으로 배출되는 것이다. 부종ㆍ통증 등이 동반되며 아무런 증상 없이 지속적으로 고름이 나오기도 한다.
겉으로는 작은 농루를 통해 간헐적으로 고름이 나오고, 소독하고 항생제를 먹으면 고름이 일시적으로 멈추고 상처도 낫기에 심각한 질환으로 인식하기 어렵다.
경우에 따라 만성 골수염이 급성화 증상을 나타낼 때도 있다. 상처 부위가 빨갛게 붓고, 온몸에 열이 나기도 하고 고름이 갑자기 많이 쏟아져 나오기도 한다.
오종건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골수염 증상은 뼈 속 세균이 골수를 광범위하게 파괴하고 나서야 비로소 단단한 뼈를 뚫고 근육과 피부를 괴사시킨 후 밖으로 고름을 배출하는 것”이라며 “소량의 고름이라도 가볍게 여기지 말고 골수염 진행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들은 골수염 발병 위험도 높고 치료 효과도 좋지 않다. 염증의 파급은 인접한 관절의 관절염, 성장판 손상, 운동장애 등 장기적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또한 감염이 심하거나 혈액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죽은 조직을 제거하기 위해 팔다리를 절단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특히 당뇨병ㆍ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나 노약자가 온몸에 감염됐다면 패혈증으로 인한 쇼크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많은 골절 환자가 ‘뼈만 붙으면 되지’라는 생각에 방치해 병을 키우거나, 재발률이 높아 불치병으로 오인해 치료를 포기하기도 한다.
골수염이 치료가 어렵고 재발이 많은 질병이지만 적절한 치료로 만성 골수염이 많이 완치되는 만큼 조기에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외상 후 만성 골수염 치료는 원인이 되는 세균을 모두 죽이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균에 의해 파괴되고 죽은 괴사 조직, 뼈와 주변의 연부(軟部) 조직을 수술을 통해서 철저하게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균이 눈에 보이지 않기에 수술로 괴사 조직을 제거해도 주변에 균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남아 있는 균은 항생제로 사멸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균이 효과적으로 제거하면 괴사 조직을 제거할 때 결손된 뼈와 주변 연부 조직을 재건하는 것이 외상 후 만성 골수염 치료의 마지막 단계다.
외상 후 만성 골수염은 재발이 잦고 치료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재발하거나 배농이 계속되는 것은 ‘괴사 조직 철저 제거’ ‘적절한 항생제 치료’ ‘연부 조직 재건’ 등과 같은 3가지 치료 원칙이 잘 지키지 못해 생길 때가 많다.
오종건 교수는 “외상 후 만성 골수염은 3가지 치료 원칙만 잘 지키면 상당히 치료할 수 있다”며 “외상 후 만성 골수염은 10년 후에도 재발할 가능성이 있는 질환이므로 완치 판정을 받더라도 장기적으로 추적 관찰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