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 두고 명-낙 캠프 갈등... "불부터 잘 꺼라" VS "오해 풀라"

입력
2021.09.20 18:00

네거티브 휴전을 선언했던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성남시 대장동 의혹'을 둘러싸고 장외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대선후보 경선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호남 경선을 앞두고 갈등이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이 전 대표 대선캠프의 수석대변인인 오영훈 의원은 20일 논평을 내고 "이 지사 대선캠프 측에서 이 전 대표를 '나쁜 후보'라고 했다"며 "신박한 공세다. 이 지사 측의 위기 모면 기술은 이번에도 상상을 초월한다"고 지적했다.

전날 이 지사 대선캠프 전략본부장인 민형배 의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전 대표가 TV토론에서 대장동 의혹을 제기한 것을 비판하며 "도대체 이분이 어느 당 소속인지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며 "물리쳐야 할 '나쁜 후보'가 되어가고 있는 게 아닌지 크게 염려한다"고 한 것에 대한 반격이다.

오 의원은 "사업의 지분 절반을 보유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1,830억 원을 배당받는 동안 실질 지분이 7%에 불과한 화천대유와 6명의 개인 투자자들은 4,040억 원을 배당받았다"며 "오죽하면 국민들 사이 '화천대유하세요'란 한가위 덕담이 오갈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 의원은 이 지사 캠프를 향해 "이 전 대표는 불 난 집에서 밤을 구워 먹을 생각이 추호도 없다. 그러니 딴 걱정하지 말고 불부터 잘 끄시라"며 "아무리 형편이 급하다고, 제집 불난 것을 놓고 옆집 탓을 해서 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 대선캠프 정무실장인 윤영찬 의원도 같은 날 SNS에 "이 지사와 캠프는 해서는 안 될 말을 했다. 이 전 대표에게 '국민의힘과 한배를 타는 것인가'라며 공격했다"며 "왜 한배를 타고 있는 민주당 내부에 총을 겨누는 것이냐. 이는 원팀 훼손을 넘어 원팀 정신 자체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 측도 반격에 나섰다. 이 지사 대선캠프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이 전 대표께서 (대장동 개발의) 성과를 주목하지 않으니 안타깝다"며 "그러다니 국힘 부패세력의 마타도어식 주장을 동조한다는 억울한 소리까지 듣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공격했다.

이 지사 측은 "5,000만 원 자본금 회사가 1조5,000억 원 들여서 4,000억 원 남겼으면 수익률이 몇 퍼센트인가"라며 "이 전 대표가 주장하는 대장동 사업의 과장된 허구의 수익률은 어떻게 계산된 것인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전 대표를 향해 "오해를 풀고 '국힘 토건 게이트'의 본진인 국민의힘에 문제를 제기해주길 바란다"고 마무리지었다.

강진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