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모넬라 식중독’ 조심…전 부칠 때 날계란·생고기 만졌다면 꼭 손 씻어야

입력
2021.09.19 18:43

최근 김밥 전문점에서 식중독 사태로 잇따라 발생하면서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이번 식중독 사태 원인으로 지목된 ‘살모넬라균’은 명절 음식에 많이 사용되는 달걀을 통해 감염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살모넬라균은 닭ㆍ오리 같은 가금류가 가장 흔한 감염원이다. 잘못 관리된 육류를 먹었을 때 발생하기도 하지만 조리 시 도마ㆍ칼ㆍ주방기구 등에 교차 오염으로도 쉽게 감염된다.

교차 오염이란 식품과 식품, 표면과 표면 사이에서 오염 물질이 옮겨지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닭의 분변이 묻어 있는 달걀을 만진 손으로 요리를 하면 균이 음식으로 옮겨가면서 전파될 수 있다.

교차 오염 예방법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날달걀이나 생고기를 만진 후에는 반드시 비누 등 세정제로 흐르는 물에 손을 30초 이상 깨끗이 씻어야 한다.

칼과 도마는 완제품용, 가공식품용, 채소용, 육류용, 어류용으로 구분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날달걀은 냉장고에 보관하고 2~4주 이내 소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날달걀을 냉장고에 보관할 때는 익히지 않고 바로 섭취할 수 있는 채소류와는 공간을 분리해야 한다.

간혹 음식을 익혀 먹었는데 살모넬라균에 감염되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충분히 익히지 않은 음식을 섭취했을 가능성이 크다. 살모넬라균은 가열하면 사멸된다. 음식 중심 온도가 75도 이상으로 1분 넘게 충분히 가열한 뒤 섭취하는 것을 권한다.

김연지 노원을지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으로 모이는 가족 수가 줄었더라도 평소보다는 음식을 대량으로 장만하는 경우가 많다. 육류와 채소를 다룰 때 같은 조리기구를 사용하거나, 손 씻기에 소홀하게 한다면 식중독 위험이 있으므로 식재료 관리와 사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살모넬라 식중독 환자, 9월에 집중 발생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2015~2019년 살모넬라 식중독 발생 현황을 보면 연간 발생 환자의 68.9%가 9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식중독에 대한 경각심이 높은 여름과 달리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지다 보니 음식 위생에 대한 관리가 소홀해진 탓이다.

또한 일교차가 심할수록 음식이 손상될 가능성도 크다. 세균 번식이 37도에서 활발히 이뤄지는데 초가을에 음식을 상온 보관한다면 매우 빠르게 균 증식이 일어날 수 있다.

살모넬라 식중독은 일반적으로 음식물 섭취 후 6~72시간 안에 증상이 발현한다. 증상이 가볍다면 수액 보충과 대증 치료만으로 2주 이내 회복된다. 그러나 설사ㆍ고열ㆍ복통이 오래 계속되거나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 고령인, HIV 감염자, 고열 등 합병증이 있는 중증 환자는 반드시 항생제를 투여해야 한다.

치료 중에는 설사나 구토로 인해 탈수 현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적절한 수액 치료로 수분을 보충한다. 무엇보다 2~4% 환자에게서 패혈증 쇼크 등 중증 감염이 나타나기 때문에 증상이 있다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김연지 교수는 “한여름보다 선선해진 날씨라 하더라도 미리 조리해둔 명절 음식을 실온에 보관하는 것은 살모넬라균 증식을 일으켜 식중독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며 “살모넬라균은 우리 주변에 널리 분포해 있어 오염을 완전히 제거하기는 어렵지만 예방을 위해서는 가열 조리 후 가급적 빨리 섭취해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