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50세 이상만 조심하면 될까?

입력
2021.09.19 18:27
가족력 있으면 40대부터 검진 필요

남성에게만 발생하는 전립선암은 미국ㆍ유럽에서는 가장 흔한 남성 암이다. 국내에서도 전립선암 환자가 급격히 늘면서 암 발생률에서 7위에 올랐다. 급속한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 탓에 남성 암 가운데 유일하게 늘고 있다. 전립선암이 50대 이상에서 주로 나타나기에 ‘아버지 암’으로 불린다. 민경은 강동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전립선암 궁금증을 풀어보았다.

-전립선 기능은.

“전립선은 소변과 정액이 지나가는 통로 역할을 한다. 남성에게만 존재하는 기관으로 골반 깊숙한 곳 요도와 방광 사이에 존재한다. 모양은 사과처럼 생겼으며, 크기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호두 알 정도이다. 따라서 전립선에 문제가 생기면 소변 보기가 불편해지거나 장애가 발생한다. 또한 전립선에서 생산되는 전립선액은 사정액을 구성하고 있다. 이 전립선액은 정자를 감염으로부터 보호하여 생존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전립선암 얼마나 빠르게 증가하나.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에 새로 발생한 암 환자 24만3,837건 중 전립선암(C61)은 1만4,857건, 전체 암 발생의 6.1%로 7위를 차지했고 남성 암 중에서는 4위를 차지했다. 이는 2014년 9,969명보다 50% 증가한 수치다. 전립선암이 국내에서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것은 서구식 식생활과 더불어 급속한 노인 인구의 증가가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초기 증상이 없고, 중ㆍ장년층 이상에서 주로 발생한다. 증상이 나타나도 단순 노화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전립선암 증상은.

“전립선암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초기에는 다른 증상이 없다. 암이 진행되면서 각종 배뇨 증상과 전이에 의한 증상이 생긴다. 요도를 압박해 소변이 잘 나오지 않고,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며 잔뇨감을 호소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전립선비대증에 의한 증상과 구분하기 어려울 때가 많아 증상만으로 질병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소변이 급하게 마렵거나 심지어 참지 못하고 지리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소변을 자주 보게 되고, 어떨 때에는 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는 급성 요폐(尿閉)를 일으키기도 한다. 척추나 골반 뼈로 전이됐을 때에는 통증ㆍ마비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어떤 남성들이 검사를 받아야 하나.

“전립선암은 검진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만 50세부터는 1년에 한 번, 전립선암의 가족력이 있으면 만 40세부터 정기검진을 하는 것이 좋다. 혈액검사를 통한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 직장 수지(手指) 검사 및 경(硬)직장 전립선 초음파 검사 등으로 전립선암 가능성을 판단한다. 위험성이 파악되면 조직 검사를 고려한다. 전립선암은 초음파로 10~12군데의 조직을 얻어내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조직검사를 통해 전립선암이 진단되면 병기(病期) 확인을 위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뼈 스캔 검사,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등으로 진행 정도를 파악한다.”

-전립선암 치료법은.

“수술에서 방사선, 남성 호르몬 차단 요법, 항암 약물, 국소 치료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전립선암 치료에는 완치를 목적으로 한 수술적 치료 예후가 가장 양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술이 적합하지 않거나 환자의 치료 선호도에 따라 방사선 치료도 고려할 수 있다. 뼈나 다른 장기에 전이됐다면 남성호르몬 차단요법을 고려해야 한다.

가장 최근 도입된 로봇 수술은 골반 깊숙이 위치한 전립선을 수술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배꼽 주변과 하복부에 5~10㎜ 크기의 구멍을 5~6군데 내고 이를 통해 로봇 기구가 들어가게 된다. 술기(術技) 발달과 더불어 기능 및 종양학적 결과 면에서 성공적인 근치적 전립선 절제술이 가능해 합병증을 줄이고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는 미용적 효과도 있어 환자들이 느끼는 수술의 부담감을 줄여주고 있다.

장점으로는 △통증ㆍ출혈량이 적으며 △섬세한 박리 및 정교한 방광 요도 문합술 △향상된 신경혈관 다발 보존, 이로 인한 △오줌 자제 능력의 조기 회복과 성기능 회복 등이 보고되고 있다.”

-전립선암 예방을 위한 생활 습관은.

“우선 식습관 조절이 필요하다. 육류 섭취를 줄이고 저지방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과일ㆍ채소를 충분히 먹는 것이 좋고 토마토의 라이코펜, 마늘의 알리신, 카레의 커큐민, 녹차의 카테킨 성분이 예방적 효과가 있다는 보고들이 있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립선암도 여느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꾸준한 관심을 갖는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질환인 만큼 관리와 함께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