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ㆍ영국ㆍ호주 정상들이 지난 6월 영국에서 열린 G7(주요7개국) 정상회의에서 프랑스 몰래 극비리에 3국의 안보협력체 ‘오커스(AUKUS)’ 출범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양자회담을 갖고 동맹관계를 강조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국, 영국, 호주 정상들은 지난 6월 12~13일 영국 콘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따로 은밀히 접촉해 미국과 영국의 핵추진잠수함 기술을 호주에 이전한다는 구상을 골자로 하는 오커스 결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텔레그래프는 “콘월에서 바이든과 마크롱이 ‘브로맨스’를 과시하며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와중에 G7과 별도로 오커스 논의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마크롱 대통령이 콘월 G7에 참석한 후 며칠 뒤에 파리를 방문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를 맞아 프랑스산 잠수함을 보유하게 되면 호주의 “주권 수호와 전략적 자율성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고 밝혔다. 이는 G7에서 미국과 영국, 호주 정상들이 프랑스 몰래 호주와 프랑스의 잠수함 계약 파기 등을 논의한 것을 프랑스가 전혀 모르고 호주 총리를 자국에 불러 잠수함 계약 성과를 홍보한 것으로 해석된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6월 G7 정상회의에서 오커스 논의와 관련한 모든 문서는 ‘일급 비밀’로 분류돼 철저한 함구령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도 미국이 영국과 호주를 상대로 오커스 결성 논의를 몇 달간 극비리에 진행했다고 전했다.
프랑스는 오커스 결성 사실이 발표되자 미국과 호주 주재 자국 대사를 즉각 소환했다. 장 피에르 테보 주호주 프랑스 대사는 이날 캔버라 소재 관사를 떠나면서 “이번 합의는 매우 큰 실수”라며 “동맹관계를 매우, 매우 잘못 다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