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팝스타 미나즈 "사촌 친구가 백신 맞고 성 불구"... 보건당국 "허위"

입력
2021.09.1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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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팝스타 니키 미나즈가 코로나19 백신이 성 기능 불구를 야기한다고 주장해 미국 백악관이 급히 진화에 나섰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 CNN 등에 따르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미나즈에게 백신의 안전성, 효능과 관련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전문가와의 통화를 제안했다. 사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이 같은 제안은 일반적이고 우리가 늘 하는 일"이라면서 "단지 대화를 해보라는 제안이었을 뿐이었다"고 말했다.

트리니다드토바고 출신 래퍼 미나즈는 13일 자신의 트위터에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여서 메트 갈라(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의상연구소의 기금 모금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백신에 대해 충분히 알아봤다고 느끼게 되면 맞겠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트리니다드토바고에 사는 내 사촌이 백신을 안 맞겠다고 했다"면서 "자신의 친구 중 한 명이 백신을 맞은 뒤 고환이 부어오르며 성 불구가 됐기 때문"이라고 썼다. 미나즈의 트위터 팔로어는 2,270만 명인데 이 글은 11만 회 이상 공유됐다.

미국 청소년들에게 영향력 있는 톱 스타인 미나즈의 발언은 즉각 논란이 됐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나즈의 주장에 대해 ‘잘못된 정보’라고 일축했다. 그는 "그런 일이 일어난다는 증거도 없고,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할 이유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트리니다드토바고 보건장관인 테렌스 데얄싱도 15일 "어제 하루 종일 조사했지만 시간 낭비였다"며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그런 부작용은 단 한 건도 보고된 바 없으며 미나즈의 주장은 허위"라고 밝혔다.

미나즈는 논란이 불거진 뒤 트위터에 콘서트 투어를 위해 백신을 접종받을 것이라고 적었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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