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6일 "추석 연휴 기간에 제가 무엇을 해야 할지 국민 여러분의 고견을 충분히 듣겠다"며 내년 대선 출마의 포석을 깔았다. 안 대표는 "야당의 무기는 도덕성이어야 한다"며 최근 '고발 사주' 의혹으로 당 안팎의 공세를 받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판했다. 도덕성 면에서 자신이 우월하다는 점을 에둘러 강조한 것이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여러분께 정권교체를 위해 저 안철수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드린 바 있다"며 대권 도전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만약 그가 내년 대선에 출마한다면 총 세 번째 도전이다. 2012년 대선에서 무소속 출마했다가 중도 사퇴했고, 2017년 대선에선 국민의당 후보로 나섰지만 3위에 그쳤다.
이날 기자회견은 안 대표의 정치 입문 9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자리였다. 그러나 그가 강조한 메시지는 '정권교체'였다. 안 대표는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로 △교육·노동·연금 개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기후변화 등에 대한 국민 안전 △미래성장 동력 확보 △동북아 안정과 대한민국의 안보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지금 어려운 국내 상황과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승부사가 아니라 문제 해결사의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안 대표는 "이제는 기득권 양당의, 상대의 실패로 인한 반사이익에만 기대하는 적대적 대결정치를 넘어서야 한다"며 "이를 위한 초당적 실용 중도의 정치는 국민의당의 존재 이유이자 역사적 책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과 윤 전 총장을에 대한 견제도 잊지 않았다. 그는 "야당이 해야할 일은 국민께 수권능력 있는 대안세력으로서 유능함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야당은 모든 권력을 틀어쥔 대통령과 여당과 싸우기 위해서는 오로지 당당해야 한다"며 "도덕성 경쟁에서조차 앞설 수 없다면 야권은 필패"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