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참새 수천 마리 떼죽음’, 인니 시청 광장의 미스터리

입력
2021.09.16 14:00
갑자기 수천 마리 폐사된 채 발견 
바이러스 음성, 독극물 검사도 진행 
당국 "극단적인 자연 현상 추정"

인도네시아 각지에서 새들의 떼죽음이 잇따르고 있다. 당국이 조사에 나섰지만 아직 뚜렷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16일 쿰파란 등에 따르면 14일 오전 6시쯤 서부자바주(州) 치르본(cirebon)의 시청 광장과 주차장 바닥에 참새 수천 마리가 폐사한 채 발견됐다. 이를 담은 동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지면서 충격을 줬다. 이 땅에서 '부룽 피핏(burung pipit)'이라 부르는 이 새들은 참새로 번역할 수 있다.

현장 목격자들은 생전 처음 보는 이상한 장면이라고 증언했다. 한 시청 공무원은 "갑자기 수천 마리의 새들이 나무에서 떨어져 죽었다"며 "우연인지 모르지만 사건 즈음 밤부터 아침까지 가벼운 비가 내린 걸 제외하곤 어떤 특이한 자연 현상도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 공무원은 "사건 현장에 있는 나무들은 해 지기 전 새들의 집합 장소로, 많은 새가 나무에 둥지를 짓는다"고 했다. 동영상을 보면 주차장 주변이 죽은 참새떼로 검게 변했고, 일부 참새는 비에 젖은 채 죽어 가고 있다.

사람들은 해괴한 현상의 원인을 놓고 설왕설래했다. 대략 "주변 농장에서 살포한 살충제나 누군가 뿌린 독극물에 중독됐다" "집단적으로 독초를 먹었다" "조류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산성비 때문이다" "날씨 변화에 따른 특이한 자연 현상이다" 등이다.

당국이 즉시 참새 떼죽음을 조사했다. 이날 나온 바이러스 검사는 음성이었다. 참새 사체를 해부한 결과 나무에 떨어져서 출혈이 있지만 내장에서는 별다른 변화를 발견하지 못했다. 독극물 검사도 진행 중이다.

지역 식량축산안보청 관계자는 "일단 바이러스에는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현재 내린 임시 결론에 따르면 날씨 변화 등 극단적인 자연 현상이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치르본에서는 처음이지만 비슷한 사건이 욕야카르타(족자)주와 발리에서도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7월 초 서부자바주 수카부미에서, 이달 9일 발리에서 수백~수천 마리의 새가 폐사한 채 발견됐다. 당국은 관련 검사를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자카르타= 고찬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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