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클 가을’ 시동 거는 두산

입력
2021.09.1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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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 진출 가시권 
김재환, 정수빈 등 공격야구 살아나

두산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7승(1무2패)을 거두며 5위에 바짝 따라붙었다. 숱한 고난에도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한 지난 시즌처럼 ‘미러클 두산’을 외치며 가을야구를 펼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15일 현재 두산은 50승51패3무(0.495)로 10개 구단 중 7위에 위치해 있다.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 NC와 1.5경기, 4위 키움과도 2경기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두산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주축 선수인 최주환(SSG) 오재일(삼성) 이용찬(NC) 등을 자유계약선수(FA)로 내줬고, 주전 포수 박세혁마저 시즌 초 안와골절 부상으로 이탈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이달 들어 반등이 벌어지고 있다. 공격력이 살아나며 5강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팀 타율은 0.252로 시즌 타율(0.269)보다 못하지만, 70득점(4위), 9홈런(6위) 등 효율적인 득점력이 승리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두산은 지난해에도 6위까지 추락했지만 한가위 명절을 지나면서 3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려 6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바 있다.

최근 두산 상승세는 4번 타자 김재환이 이끌고 있다. 전반기에는 타율 0.271에 그치며 부진했지만 올림픽 휴식기를 거쳐 8월(0.263)부터 살아나더니, 이달에는 올 시즌 처음으로 월간 타율 3할대(0.375)를 치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4번 김재환이 잘 쳐 팀이 올라가고 있다”고 극찬했다.

FA 계약 첫해인 올 시즌 부진을 겪은 정수빈 역시 가을이 되자 부활하고 있다. 이달 타율 0.324를 기록하며 1번 타자, 중견수 자리를 다시 꿰찼다. 지난 15일 KT전에서도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공격의 중심에 섰고, 수비에서도 여러 차례 상대 공격 흐름을 끊었다.

후반기 들어 허리 통증으로 제 역할을 못 한 허경민도 지난 12일 LG전(9타수 5안타 2타점)을 기점으로 본 모습을 찾는 모양새다. 23홈런, 73타점을 올리며 올 시즌 타선을 이끌어 온 양석환만 살아나면 '완전체' 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고심이 깊었던 투수진도 컨디션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어깨 피로로 등판 로테이션에서 빠졌지만, 도쿄올림픽 이후 고전하던 최원준이 최근 2연승을 거두며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불펜에선 박종기가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전천후로 힘을 보태고, 중간투수로 변신한 이영하도 9일 NC전부터 4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하며 자신감을 회복했다. 김태형 감독은 “구위로 압도하는 이영하가 지금처럼만 해준다면 남은 경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중심타선에선 박건우와 김재환, 정수빈 등이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최근 주춤한 양석환만 살아나면 위력이 배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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