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민의힘 1차 예비경선(컷오프) 결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예상대로 무난하게 통과하며 본격적인 '선두 경쟁'을 예고했다. 현재까지는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접전 양상이지만, 향후 두 주자의 능력 발휘와 후보들간 이합집산에 따라 경선 판세가 달라질 수 있다.
정홍원 당 경선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1차 컷오프 결과 안상수, 원희룡, 유승민, 윤석열, 최재형, 하태경, 홍준표, 황교안(이상 가나다순) 후보 등 8명이 2차 컷오프에 진출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박진 의원과 장기표 경남 김해을 당협위원장, 장성민 전 의원 3명이 탈락했다. 지난 13, 14일 책임당원과 일반국민 각 2,000명씩 표본조사를 실시해 당원 20%, 일반국민 80% 비율로 합산한 결과다.
관심을 모았던 1차 컷오프 전체순위와 지지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공직선거법 제108조 상 정당이 실시하는 예비경선 여론조사 결과는 공표하거나 보도할 수 없다. 이날 선관위의 결과 확인 과정도 소수 인원의 입회 하에 철저한 보안 속에서 진행됐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야권 대선후보 1, 2위를 다투고 있는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초박빙의 경합을 벌였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윤 전 총장 측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 '대세 유지'를 자신했다. 이날 결과 발표 직후 윤 전 총장은 페이스북에 "저는 확실한 승리카드다. 대선 압승을 위해 오늘부터 더욱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 캠프 분위기도 고무적이다. 최근 보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거론되는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 현상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홍 의원은 "컷오프 되지 않아 다행"이라는 농담을 건네며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2차 컷오프와 본경선이 가까워질수록 두 후보 간 경쟁은 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특히 윤 전 총장의 '위기대응 능력' 여부가 중요 변수로 거론된다. 최근 윤 전 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을 둘러싼 당 안팎의 공세를 제대로 돌파하지 못한다면 지지층이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의 경우 정체된 지지율을 반등시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홍 의원의 가파른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여부도 관심사다. 윤 전 총장이 고발 사주 의혹 등으로 주춤한 사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결과라는 분석도 여전히 많다. 홍 의원으로선 16일부터 예고된 토론회에서 정책 역량과 윤 전 총장에 비해 보다 확실한 본선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선두 싸움이 박빙으로 흐른다면 특정 후보를 견제하기 위한 연대나 단일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아직 최종 후보 선출(11월 5일)까지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유승민 전 의원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이 다크호스로 부상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