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LG엔솔, 인도네시아에 연간 15만 대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공장 착공

입력
2021.09.1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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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억 달러 투자해 2023년 상반기 완공 예정
현대차·기아 'E-GMP'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15일 인도네시아 카라왕 지역의 신산업 단지 내 합작공장 부지에서 배터리셀 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국내 대표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기업의 해외 합작법인 설립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공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화상으로 연결한 ‘온·오프라인’ 이원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기공식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 등이 참석했다.

총 33만㎡(약 10만 평)의 부지에 들어설 양사 합작공장의 완공 시점은 2023년 상반기다. 2024년 상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갈 이 공장의 배터리셀 생산능력은 전기차 배터리 15만 대 이상인 연간 10기가와트시(GWh) 규모다. 향후 전기차 시장 확대 추세를 감안, 생산능력을 30기가와트시(GWh)까지 늘릴 계획이다. 합작공장에서 양산될 고성능의 알루미늄 리튬이온 배터리셀은 2024년부터 생산 예정인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등에 장착될 예정이다. 11억 달러(한화 약 1조1,700억 원) 투자 비용이 들어간 이번 합작공장의 지분은 양사에서 50%씩 보유한다.

양사는 이번 합작공장 설립으로 아세안 지역을 포함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의 주도권까지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아울러 인도네시아 현지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인도네시아는 현재 정부 차원에서 전기차 확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9년 대통령령으로 전기차 사치세 면제 등 인센티브 제공과 함께 부품 현지화율을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자국 내 전기차 관련 산업 육성과 보급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현대차그룹은 미래 경쟁력 확보의 핵심인 전기차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시작으로 전후방 산업의 발전을 통해 인도네시아에 전기차 생태계가 성공적으로 구축될 것이고, 나아가 인도네시아가 아세안 전기차 시장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사장은 “이번 합작공장 설립으로 세계 최초의 전기차 통합 서플라이 체인 구축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지게 됐다”며 “최고의 배터리셀 합작공장이 건설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핵심기지로 적극 육성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현대차는 2019년부터 15억5,000만 달러(약 1조8,217억 원)를 투입해 인도네시아 델타마스 공단에 연간 생산 25만 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도 건립하고 있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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