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은행 점포...상반기에만 79개 줄었다

입력
2021.09.1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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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지난 한 해만 304개 사라져
고령층 7명 중 6명은 대면 금융서비스 선호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 점포 수가 80여 개 줄었다.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거래가 확대되고 은행 차원에서 점포 효율화를 추진하면서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국내 은행 점포 수는 6,326개로 지난해 연말(6,405개) 대비 79개 순감했다. 11개 점포가 새로 생기는 동안 90개 점포가 폐쇄된 것이다. 시중은행에서만 54개의 점포를 줄였다.


2010년대 중반 이후 계속되던 은행 점포수 감소세는 2018~2019년 잠시 주춤했으나, 대면 거래가 어려워진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다시 이어지고 있다. 은행 점포 감소 규모는 2018년 23개, 2019년 57개였지만 코로나19가 시작된 지난 한 해에만 무려 304개에 달했다. 올해도 100개 넘는 점포가 사라질 것으로 추정된다.

당장 불편을 느끼는 사람들은 온라인·모바일을 통한 비대면 금융거래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60대 이상의 모바일뱅킹 이용 비율은 13.7%에 그쳤다. 인터넷뱅킹의 경우에도 60대(14%)와 70대 이상(4.3%) 연령층 모두 이용률이 저조했다. 사실상 노령층 7명 중 6명은 대면 서비스를 찾는다는 이야기다.

금융당국은 은행 점포 폐쇄를 까다롭게 만드는 방식으로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3월 개정된 은행연합회의 '은행 점포 폐쇄 관련 공동절차'에 따르면 은행은 미리 사전영향평가를 실시해야 하고, 점포 폐쇄일로부터 최소 3개월 이전부터 2회 이상 고객에게 통지를 해야 한다. 금감원은 시도금고 및 법원 공탁금 보관은행 유치평가에 반영되는 은행 지역재투자 평가에서 점포 감소를 감점 요인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측은 "점포 운영에 대한 은행의 자율성은 존중하되, 금융 이용자들의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감독 노력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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