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은 왕성하지만 겁이 많은 관객들이 공포 영화를 볼 수 있게 됐다. 극장가는 특별한 상영회를 개최하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실시간 채팅방으로 공포 영화가 주는 두려움을 덜어낸다. 공포 영화의 계절인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성큼 다가온 지금까지 관객들을 위한 배려가 계속되고 있다.
롯데시네마는 15일과 오는 18일에 영화 '말리그넌트'의 겁쟁이 상영회를 진행한다. 겁쟁이 상영회는 불을 켜둔 상영관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행사다. 어둠이 없기에 공포영화를 무서워하는 관객들도 부담감을 일부 내려놓은 채 '말리그넌트'를 볼 수 있다. 눈과 귀를 막아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무릎담요와 이어플러그도 제공된다. 네티즌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해당 행사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겁쟁이 상영회는 지난 7월 '랑종'을 통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당시 '랑종'의 겁쟁이 상영회 티켓을 예매했던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는 "콘셉트가 재밌고 웃기다"는 글을 올렸다. 다른 네티즌은 해당 게시물에 "아이디어가 정말 좋다"는 댓글을 남겼다.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속, 겁쟁이 상영회는 일회성 이벤트로 마무리되지 않았다.
겁쟁이 상영회가 '말리그넌트'로 돌아온 이유는 '랑종'이 상영되던 당시 관객들이 보여줬던 반응과 맞닿아 있다. 롯데시네마 측 관계자는 본지에 "'랑종'의 겁쟁이 상영회를 진행했을 때 관객들의 반응을 보고 추후에 이 행사를 또 진행할지 검토하기로 했었다. 당시 반응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겁쟁이 상영회는 앞으로도 개최될까. 이와 관련해 관계자는 "겁쟁이 상영회를 진행하면 공포 영화를 못 보는 분들도 용기를 갖고 극장을 찾을 수 있다. 특이한 행사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랑종' '말리그넌트' 처럼 좋은 영화가 있다면 하는 쪽으로 검토할 듯하다"고 귀띔했다.
영화 마니아들을 위한 OTT 측의 배려도 눈에 띈다. 왓챠는 다중 동시 감상 기능을 갖추고 있는 왓챠파티 서비스를 선보였다. 왓챠 이용자 중 48%가량이 해당 서비스의 기능을 이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왓챠 측은 '무서운 영화 2' '스크림' '변신' 등 공포 영화의 평균 재생수 상승률이 약 400%에 달했다고 밝혔다.
왓챠파티 이용자들은 영상을 함께 보며 실시간 채팅을 통해 감상을 나눌 수 있다. 14일 오후를 기준으로 네티즌들은 '여고괴담 4 - 목소리' 등의 유명 공포 영화부터 '학교괴담' 같은 공포 애니메이션까지 왓챠파티를 통해 다양한 공포물을 함께 즐기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큰 무서움 없이 잘 봤다" "채팅을 하며 보니 덜 무서워서 끝까지 볼 수 있었다" 등 왓챠파티로 공포 영화를 감상했다는 네티즌들의 후기가 올라와 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이 겁 많은 영화 마니아들의 취향을 저격한 모양새다. 극장가와 OTT가 앞으로 어떤 행사, 서비스를 선보일지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