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초미세먼지 노출시 아이 성장에 악영향"

입력
2021.09.1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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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의 경우 더 크게 지장받아

임신 중반부쯤 고농도의 초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아이의 성장을 저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아이의 경우 더 심했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13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소아 호흡기·알레르기질환 장기추적 코호트' 연구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2009년부터 서울 지역 5개 종합병원에서 산모 약 3,000명과 신생아 약 2,800명을 대상으로 임신 중 지름 2.5㎛ 이하인 초미세먼지(PM2.5) 노출과 아이의 5세까지 성장 궤적을 조사했다. 그 결과 임신 중반기인 14~26주 사이 산모가 PM2.5에 노출됐을 경우 신생아의 체중 저하 위험성은 1.28배 높아졌다.

출생 이후 5년까지도 초미세먼지 노출 농도가 높을수록, 특히 여자아이들은 전반적으로 성장이 더디어졌다. 연구팀은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유전자(ARRDC3)가 PM2.5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봤다.


여자아이에게 초미세먼지 영향이 더 큰 이유에 대해 연구팀의 홍수종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미세먼지가 성별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며 "아마 성별에 영향을 주는 호르몬에 따른 인체 반응 차이일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추가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임신 중기 고농도 미세먼지가 있을 경우 외부활동을 자제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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