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추석 주류 선물세트 맨 앞줄 등장한 위스키...왜?

입력
2021.09.13 12:06

'명당'으로 불리는 대형마트 매대 앞 쪽은 소비자가 가장 많이 찾는 상품이 차지한다. 올해 추석에는 PPK 발렌타인 21년 산, 조니워커 등 고급 술로 꼽히는 위스키와 보드카 등이 매대 맨 앞으로 나왔다. 소비자들이 그만큼 고급 양주를 많이 찾고 있다는 의미다.

홈플러스는 위스키를 추석 선물세트 매대 맨 앞줄에 배치했다고 13일 밝혔다. 위스키가 주류 메인 선물세트로 등장한 것은 1990년대 이후 약 20년 만이다. 김홍석 홈플러스 차주류팀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것보다 고급 술 한 잔을 음미하려는 문화가 퍼지면서 20년 만에 위스키를 주류 선물세트 맨 앞줄에 내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며 집에서 술을 마시는 '혼술' '홈 파티' 등이 증가해 주류 선물 매출도 부쩍 늘었다. 홈플러스의 주류 선물세트 추석 사전 예약 매출은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주류업계는 새로운 소비자층으로 떠오른 MZ세대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양주는 그동안 중년층의 전유물로 꼽혀왔는데, 2030세대가 위스키 등 양주에 탄산수를 섞어 마시는 '하이볼'을 많이 찾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집에서 편한 사람들과 고급지고 맛있는 술 한 잔을 마시겠다는 2030세대들이 양주 매출의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추석을 맞아 비싼 양주 한 병씩을 보관해두겠다는 수요가 늘어 올해 양주 매출도 전반적으로 크게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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