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추모식 대신 권투 해설 나선 트럼프…"권투, 선거처럼 조작 가능"

입력
2021.09.13 08:30
추모식 참석한 전직 대통령들과 다른 행보
'트럼프가 정권 탈환에 유리하냐' 조사에
공화당 지지층 51%만이 '그렇다' 응답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9·11 테러 20주년인 11일(현지시간) 권투 경기 해설에 나섰다. 몸이 불편한 고령의 지미 카터(96)를 제외한 전·현직 대통령 모두 9·11 추모식에 참석한 것과는 다른 행보다. 해설 도중 선거 조작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도 잊지 않았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전 헤비급 챔피언 에반더 홀리필드와 종합격투기 단체 UFC의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비토 벨포트의 경기를 해설했다. 그는 1라운드 중간 홀리필드가 무너지고 벨포트의 TKO 승리로 경기가 끝나자 "그(홀리필드)는 예전 같지 않다. 시작할 때부터 예전과 같은 투사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대선 결과에 대한 불만도 표출했다. 주 경기 시작 전에 있었던 언더카드 경기에서 심판들이 점수를 수정하기를 기다리면서 수년간 많은 나쁜 권투 판정을 봤다며 "선거와 같다. 조작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는 뉴욕 맨해튼의 경찰서와 소방서를 찾아 대원을 격려하는 일정도 소화했으나 권투 경기 해설을 통한 자기 홍보에 집중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이날 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 최고의 이목을 끌고, 가장 길게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날 중 하나였다"며 " 다수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이 차단된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트럼프의 행보로 그의 대권 재도전설이 꺼지지 않는 가운데 공화당 지지층의 의견은 팽팽하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미 CNN방송의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가 다음 대선 때 후보가 되는 것이 정권 탈환에 유리하다고 보냐는 문항에서 51%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다른 후보가 지명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49%로 단 2%포인트 차이였다. 공화당 지지층 4분의 3 이상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지명을 원했던 2019년 조사와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방송은 진단했다.

다만 상당수가 여전히 트럼프가 당의 지도자로 남길 바랐다. 공화당 지지층의 71%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의 지도자가 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CNN의 의뢰를 받은 여론조사기관 SSRS가 지난달 3일부터 이달 7일까지 성인 2,119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진달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