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조직 탈레반이 저항군 지도자 암룰라 살레 전 부통령의 친형을 처형하고 시신 매장도 막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탈레반이 지난 9일 반(反)탈레반 연합군 ‘아프간 민족저항전선(NRF)’의 거점이었던 북부 판지시르주(州)의 계곡에서 살레 전 부통령의 형인 로훌라 아지지를 처형했다고 전했다. 살레 전 부통령의 조카인 에바둘라 살레는 통신에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보내 “탈레반이 시신도 묻지 못하게 했다”며 “그들은 삼촌의 몸이 썩어야 한다고 계속 말했다”고 알렸다. 한 인도 매체 역시 탈레반이 아지지가 살레 전 부통령의 형이라는 사실을 알아채고 사살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탈레반 홍보매체 ‘알레마라’는 “아지지는 판지시르에서 교전 중 사망했다”며 처형설을 부인했다. 이어 NRF를 이끌던 살레 전 부통령과 아프간의 국부로 불리는 고(故) 아흐마드 샤 마수드의 아들 아흐마드 마수드가 각각 타지키스탄과 터키로 도피했다고 주장했다. 이달 6일 탈레반이 NRF의 거점이었던 판지시르주를 재점령하면서 저항군이 투쟁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NRF 측은 게릴라전으로 전환해 끝까지 탈레반과 맞서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타지키스탄 주재 아프가니스탄 대사 무함마드 조히르 아그바르는 8일 기자회견을 열어 “두 사람 모두 판지시르에 남아 싸우고 있다”며 도피설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