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보다 건강한 듯" 날씬해진 김정은에 주목한 해외 언론

입력
2021.09.10 16:00
2018년 '살찐 김정은'과 대조적
주황색 방호복·꼬불꼬불 빨대도 화제


"좋아 보이네요. 이런 얘기해서 미안한데 우리 대통령(조 바이든)보다 더 나은 것 같아요."
미국 폭스뉴스 출연 방송인 레이철 캄포스-더피


북한의 정권수립기념일인 9일 열병식 행사에서 신형 무기나 일반적인 미사일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대신 해외 언론과 네티즌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날씬해진 몸이었다.

해외 언론에 묘사된 김 위원장은 크림색 양복을 입고 반짝이는 흰색 넥타이를 맨 채 환하게 웃으며 박수를 보내는 모습이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자주 비판하는 폭스뉴스의 방송인 레이철 캄포스-더피는 "그가 우리 대통령(바이든)보다 더 건강해 보인다"고 말했다.

AP통신은 김 위원장이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백두산에 함께 오를 때 숨을 고르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다시 소환했다. 이들은 "당시 김 위원장보다 30년이나 나이가 많았던 문 대통령은 걷는 데 전혀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체중은 6월 노동당 중앙회의를 소집할 때 눈에 띄게 마른 모습으로 나타나면서 이미 주목을 받았지만, 그때는 '건강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다. 로이터통신은 한 평양 주민이 김 위원장이 과로 때문에 살이 빠진 게 아니냐며 비통해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김 위원장은 행사 내내 환하게 웃으며 참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주변과 활발하게 대화하는 면모를 보였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AP통신에 "북한 내부에서도 김정은의 과체중에 대한 우려가 있었고,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젊고 건강한 리더로서 자신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미사일 대신 북한 노농적위군으로 구성된 '주황색 방호복 부대'가 행진에 참여한 것도 화제였다. 영국의 타블로이드지 메일은 "김정은이 방호복을 입은 대 코로나19 특수부대가 행진에 참여하는 모습을 바라봤다"면서 "그러나 군중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이들이 백신을 맞았는지도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8일 노동당 청사에서 열린 '노력 혁신자' 격려 행사에서 테이블 위에 올라온 옥수수 장식과 '녹색 음료'도 주목을 받았다. 특히 직선 빨대와 꼬불꼬불한 빨대(crazy straw)가 함께 꽂힌 것을 두고 "김정은은 어떤 빨대를 이용하는지 궁금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인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