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22년 만에 10대끼리 결승전

입력
2021.09.1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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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두카누, 테니스 사상 처음 예선통과 후 메이저 결승
페르난데스, 세계 '톱5' 3명 꺾으며 결승행

US오픈 테니스 대회에서 10대 돌풍을 일으킨 동갑내기 에마 라두카누(150위·영국)와 레일라 페르난데스(19·73위·캐나다)가 결국 정상에서 만난다. 라두카누는 '예선 통과 선수'로 메이저 대회 결승에 오른 최초의 선수가 됐다. 페르난데스는 세계 '톱5' 3명을 꺾으며 결승까지 올랐다. US오픈에서 10대 선수끼리 결승 맞대결을 펼치는 건 22년 만이다.

라두카누는 10일 미국 뉴욕의 플러싱 메도우 국립테니스센터 아서애시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여자단식 준결승에서 마리아 사카리(18위·그리스)를 1시간 23분 만에 2-0(6-1 6-4)로 꺽고 결승에 진출했다.

라두카누는 출전 시드가 없어 예선을 먼저 치른 뒤 본선에 진출했다. 체력적으로 다른 선수들보다 불리한 상황이지만 예선부터 준결승까지 9경기를 모두 2-0 무실세트로 이기는 괴력을 발휘했다. 예선 통과 선수가 메이저 단식 결승에 진출한 것은 남녀를 통틀어 처음있는 일이다.

페르난데스도 세계랭킹 2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를 2-1(7-6 4-6 6-4)로 꺾고 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자신보다 15㎝나 더 큰 사발렌카의 사나운 공격을 특유의 코스 공략으로 제압했다.

페르난데스는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 3위인 오사카 나오미(일본)를 꺽은 데 이어 엘리나 스비톨리나(5위·우크라이나)와 사발렌카까지 제압하며 세계랭킹 5위권 가운데 3명을 한 대회에서 제압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외신들은 왜소한 몸으로 우승 후보들을 연이어 꺾은 페르난데스에게 '자인언트 킬러'라는 별명을 붙였다.

10대 선수들끼리 치르는 US오픈 결승전은 1999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엔 17세 11개월이던 세리나 윌리엄스(미국)가 18세 11개월이던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를 2-0(6-3 7-6 <7-4>)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라두카누와 페르난데스, 둘 중 누가 이겨도 윌리엄스 이후 22년 만에 최연소 우승자가 탄생한다. 결승전은 12일(한국시간) 열린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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